“더크게 더싸게”...유통사 ‘거대 정크푸드’ 경쟁

“더크게 더싸게”...유통사 ‘거대 정크푸드’ 경쟁

입력 2011-05-09 00:00
수정 2011-05-0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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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건강 도외시 비판 제기

대형 유통사들이 일반 제품보다 훨씬 큰 인스턴트 식품을 앞다퉈 저가로 내놓으면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통업계의 대형 인스턴트 식품 경쟁은 지난해 이마트의 ‘이마트 피자’가 시발점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8월 지름 45㎝짜리 대형 피자를 1만1천500원에 판매하기 시작해 소비자의 반응이 좋자 현재 122개 매장에서 판매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장마다 하루에 150장 정도를 만드는 오븐이 2∼3개씩 있다”며 “피자의 매출을 따로 집계하진 않는데 여전히 소비자의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히트 상품’이 된 이마트 피자는 이후 대형 피자에 진출한 경쟁사의 가격과 크기 표준이 됐다.

롯데마트가 3월부터 37개 점포에서 파는 ‘손큰 피자’와 롯데슈퍼의 ‘자이언트 피자’도 이마트 피자와 가격과 크기가 비슷하다.

편의점 GS25가 지난달 내놓은 저가 대형 피자인 ‘위대한 피자’는 지름 45㎝짜리 피자 한 판을 6등분, 한 조각씩 파는데 가격은 같은 크기의 이마트피자(2천500원)보다 510원 싼 1천990원이다.

피자와 함께 대표적인 인스턴트 식품인 햄버거 경쟁도 치열하다.

GS수퍼마켓은 3월 초대형 햄버거인 ‘위대한 버거’를 7천990원에 출시했다. 지름 25㎝, 무게 600g으로 맥도날드 불고기버거(152g)의 네 배에 달하는 ‘대짜’ 햄버거다.

이어 홈플러스도 9일 직경 21㎝짜리 초대형 햄버거인 ‘메가버거’를 전국 123개 모든 매장에서 11일까지 9천900원에 한시 판매한다. 두께가 7~8㎝에 중량 620g으로 역시 보통 햄버거의 네 배다.

홈플러스는 소비자의 반응이 좋으면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들 식품이 대부분 고열량 저영양의 이른바 ‘정크푸드’여서 소비자의 건강은 뒷전으로 미룬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상식을 벗어난 큰 크기와 싼 가격에 소비자는 당장 환호하지만 유통업체는 이런대중의 관심을 이용해 손님을 끌어들이기에만 혈안이 됐다는 것이다.

현재 판매하는 상당수의 피자와 햄버거는 어린이식생활안전에관한특별법에 규정된 고열량저영양 식품으로 규정된 그야말로 ‘정크푸드’이기 때문이다.

고열량저양양 식품에 해당하면 학교 내 매점이나 학교 주변 반경 200m 안(그린푸드존)의 우수판매업소에서 판매할 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9일 “유통사의 피자와 햄버거의 열량과 영양성분을 실측하지 않았지만 경험상 이들이 고열량저영양 식품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판매 매장이 100곳이 넘는 마트 피자나 햄버거는 조만간 실측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시민모임 김재옥 회장은 “유통사간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소비자를 유인하려고 ‘튀는’ 마케팅을 하려고 대형 정크푸드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며 “피자나 햄버거는 특히 아동이 좋아하는만큼 이런 경쟁은 소비자에게 오히려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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