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액 급증… 제2 대란 오나
서울 용산구에 사는 이모(35)씨는 지난 12일 양재동의 한 어린이 놀이동산에 갔다가 원하지 않은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받았다. 5살 난 아들이 각종 장난감을 경품으로 내건 카드 모집원을 보더니 갖고 싶다고 떼를 쓴 것. 이씨는 “아이가 하도 조르는 바람에 카드를 새로 발급받고 장난감을 안겨 줄 수밖에 없었다.”며 “금융 당국이 단속한다는 뉴스를 봤지만, 아직도 불법 판매가 판을 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8/18/SSI_20110818174237.jpg)
![](https://img.seoul.co.kr//img/upload/2011/08/18/SSI_20110818174237.jpg)
●경품 내걸며 묻지마 발급 기승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까지 배포된 신용카드는 총 1억 1950만장으로 경제활동인구 2448만명의 4.8배에 달했다.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 1명당 평균 4.8장의 카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뜻으로, ‘묻지마 발급’이 난무했던 2002년 4.6장보다 많은 역대 최고 수치다. 카드 업계는 최근 새로운 카드가 생기는 등 각 사마다 신규 고객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발급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 당국이 지난 6월 불법 모집인 13명에게 최대 370만원의 과태료를 처음으로 부과하고, 과당 경쟁 의혹이 있는 전업 카드사 6곳에 대해 조사를 벌이는 등 엄포를 놓았지만 효과는 일시적이다.
●소득없는 대학생에 마이너스 카드도
대학생들에 대한 카드 발급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일부 저축은행은 마이너스 카드를 출시하는 등 사실상 신용카드와 다름없는 상품으로 대학생을 끌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현재 카드 시장은 포화 상태인데도 카드사별로 매출 확대를 위해 필요 이상의 과당 경쟁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은 경쟁은 과소비를 조장하고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실질적 혜택도 오히려 줄어드는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1-08-19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