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SK그룹’ 사상 최대투자…뒷말무성

‘격동의 SK그룹’ 사상 최대투자…뒷말무성

입력 2012-01-06 00:00
수정 2012-01-0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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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의혹에 주주가치 훼손 우려 제기돼

SK그룹 계열사가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하이닉스 인수, 오너일가의 검찰수사, 19조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투자계획 발표 등 SK그룹과 관련된 대형 사건이 잇따라 터졌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 5일 발표된 투자계획은 SK그룹 계열사의 신용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의견이 많다. 구체적인 투자집행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국내와 경기가 수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례 없이 투자를 늘린다면 자금조달에 애먹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SK그룹이 밝힌 올해 투자규모인 19조 원은 작년 투자액 9조원보다 10조원 많다. 하이닉스 인수 비용인 3조4천억원을 제외하고도 16조원이 더 투입해야 한다. SK그룹은 신입사원도 창사 이래 가장 많은 7천명을 뽑기로 했다.

동양증권 최종원 채권 애널리스트는 6일 “자금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이거나 회사채를 발행하면 재무구조가 안 좋아진다. 신용상에서 좋은 신호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업황전망이 밝은 정유ㆍ화학 부문에 투자를 늘린다면 단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하이닉스 인수건 등 때문에 정보기술(IT) 쪽 투자를 늘린다면 주력 계열사를 통해 증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주 가치에 미칠 영향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투자계획 발표가 검찰의 최태원 회장의 불구속 기소 결정과 공교롭게도 같은 날 이뤄져 ‘빅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SK그룹은 올해 채용이나 투자계획을 계속 미루다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듯이 검찰의 관대한 처벌에 맞춰 공격적인 투자,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기업가치를 올리는 측면에서 제대로 투자가 된 것인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투자가 되지는 않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익명을 요청한 한 애널리스트는 “연초 신규 투자계획은 대외 발표용이다. 정부에서 고용과 투자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금액 자체를 작게 발표할 수는 없다. 실제 집행은 그룹에서 전략적으로 판단할 것이니 너무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법정행이 SK계열사 주가에 추가로 미칠 영향은 크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훈 한국투자증권 지주회사 담당 연구원은 “검찰이 수사를 착수했다는 게 알려진 첫날에만 잠깐 충격이 있었고 그 이후에는 사업현황이나 주식시황에 따라 주가가 움직였다. 하이닉스 인수처럼 대형 결정이 아니라면 큰 차질 없이 그룹차원에서 시스템적으로 잘 처리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류 대표는 “최태원 회장은 2003년 SK네트웍스(구 SK글로벌) 분식회계로 실형이 확정되고 나서 이번에 또다시 횡령 혐의로 기소됐다. SK그룹뿐만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에 디스카운트 요인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선물투자 목적으로 SK계열사 자금 497억 원을 빼돌리고 임원들의 상여금을 부풀려 지급한 뒤 되돌려받는 식으로 139억여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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