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공급 부족” vs “초과잉 우려”

”의사 공급 부족” vs “초과잉 우려”

입력 2012-09-03 00:00
수정 2012-09-0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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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후 의대정원 축소 여파 현실화…”전공의 부족 심화될듯”

국내 의사인력 전망을 요약하면 연구자들이 현재는 물론 앞으로 상당기간 부족할 것으로 보는 반면 의료계는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는 주장을 편다.

3일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연세대 의료·복지연구소가 작성한 의사인력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현재 인구 1천명당 의사수는 2.0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3.1명(2009년)의 3분의 2에 못미친다.

다른 OECD 회원국처럼 한의사 면허를 제외하면 한국 의사수는 1.67명으로 OECD의 반밖에 안된다.

의대졸업생 수는 2010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7.1명으로 OECD 평균 9.9명보다 낮다.

즉 현재 인원이 매우 부족하고 신규 공급도 훨씬 낮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인력이 모자란다는 뜻이다.

용역 보고서는 작업량, 노동시장, 국제비교 등의 관점으로 분석한 결과 2020년 국내 의사인력은 3만~16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의료계의 전망은 공급 과잉이 지속, 미래에 ‘초과잉’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복지부에 제출한 ‘2013학년대 의과대학 입학정원에 대한 의견’에서 2000~2010년 인구가 7.5% 증가하는 동안 의사수 증가율은 40%로 나타나 약 5배나 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의대졸업생 수가 2006~2009년에 0.6명 늘어 다른 나라에 비해 증가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의료계의 주장에 대해 연구자들은 국내 인구증가 둔화는 전세계에서 유례 없이 빠른 고령화 때문인데 이는 오히려 의료수요를 급증시키는 대표적 요인이라고 재반박했다.

또 의사증가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게 보이는 것은 과거 우리나라의 인력이 너무 적은 데 따른 ‘기저효과’일 뿐이라고 맞선다.

특히 2009년부터 의대졸업자수도 급감하고 있는데, 이는 의약분업 시행 과정에서 의료계의 요구를 수용해 입학정원을 줄인 여파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3천253명이던 의대 입학정원은 이듬해 3천58명으로 축소됐고 2007년에는 2천114명까지 떨어졌다. 올해 입학정원은 3천58명이다.

이에 따라 인구 10만명당 의대졸업생수는 2008년 9.2명에서 2010년에는 7.1명으로 감소했다.

의사 국가고시 합격자수 역시 2008년 3천887명에서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해 3천95명을 배출했다.

최근 일부 과목 전공의 부족 현상이 심각한 것도 의대 입학정원 축소의 결과다.

한 해 의사 배출 인원이 3천100명인데 현재 전공의 선발인원은 4천명이다보니 상대적인 비인기과는 정원을 채울 수 없는 구조다.

서울대 김진현 교수(간호학부)는 “필요한 총량도 공급되지 않으니 비인기과 지원정책을 쓴다 해도 불균형을 해소할 방법이 없다”고 꼬집었다.

의약분업 이후 입학정원 축소 여파가 본격화 하면 앞으로 상당 기간 의사 인력난을 초래할 전망이다.

의사 공급 감소는 변호사와 회계사 등 전문 서비스를 확대하는 국내 추세와도 대비를 이룬다.

사법시헙 합격 인원은 지난 2000년 801명에서 2009년 1천명으로 늘었고 로스쿨 도입에 따라 연간 변호사 배출 인원이 일시적으로 1천300~2천명으로 늘게 된다.

공인회계사시험 합격자는 2000년 555명에서 2010년 960명으로 확대됐다.

의사 인력은 2000~2010년에 40%가 늘었다지만 같은 기간 법조인 배출은 156%, 공인회계사수(금융위원회 등록 기준)는 167% 급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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