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에너지·반도체서…“30년 안목 차이나인사이더 전략 성과”
SK가 중국에서 오랜 기간 공들였던 석유화학, 에너지 사업들이 올해초부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SK그룹 최대의 중국투자인 우한(武漢) 화학 프로젝트가 지난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등 그동안 중국에서 준비해왔던 사업들이 속속 가동에 들어가거나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먼저 지난해 6월 중국 최대 석유기업인 시노펙(Sinopec)과 손잡고 총 3조3천억원을 들여 우한시에 세운 ‘시노펙-SK 화학’의 나프타 분해시설(NCC)이 지난달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여기에서는 에틸렌 80만t, 폴리에틸렌(PE) 60만t, 폴리프로필렌(PP) 40만t 등 연간 250만t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아울러 SK E&S가 2008년 3천600억원을 투자해 16.6%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 도시가스업체인 차이나 가스 홀딩스(CGH)는 업계 순위가 투자당시 4위에서 작년말 1위로 올라섰다. 사업 성장과 함께 SK E&S의 지분평가액만 1조원을 넘어섰다.
CGH의 중국내 공급 가구수는 2004년 26만7천가구에서 2012년 718만8천가구로 26배가량 급증한 상태다. SK그룹은 우한에 설립한 ‘우한 SK E&S-싸이뤄가스 홀딩스’를 추가로 설립해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SK종합화학과 중국 국영기업 닝보(寧波)화공이 손잡고 닝보에 건설중인 연간 5만t 규모의 고기능성 합성고무(EPMD) 공장도 올해 결실을 본다. 중국내 자급률이 13%밖에 되지 않아 중국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장려하고 있기 때문에 SK는 이 공장을 교두보로 중국 EPDM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SK그룹이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도 중국에서 시작됐다. SK이노베이션이 베이징자동차 등과 함께 추진한 중국 배터리 사업은 설립절차가 마무리되고 올 1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SK는 대기오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 정부의 오염저감 정책기조를 적극 활용, 올 하반기에 베이징 현지에 연간 전기차 1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팩 제조라인을 구축해 가동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우시(無錫) 반도체공장도 지난해 하반기 화재로 위기를 맞았다가 신속한 복구작업으로 3개월여만에 사고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올해부터 사고 이전 수준을 회복해 전면 재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이 공장은 300mm 웨이퍼 13만 5천장의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고, 20나노급 기술까지 적용하는 등 가장 앞선 미세공정 기술을 가지고 있어 중국 내 반도체 제조업 중 매출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SK는 1990년 푸젠(福建)성에 비디오테이프 공장을 세우고 1991년 베이징지사 설립을 허가받으며 한·중 수교(1992년) 이전부터 중국사업을 시작했을 정도로 중국진출이 빨랐다.
그러나 정유와 통신 중심의 사업구조상 중국 진출이 여의치 않아 그간 SK의 중국사업은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SK는 오래전부터 중국사업에 대해서는 30년 앞을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 중국에 ‘제2의 SK’를 건설한다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과 함께 한·중 양국이 서로 ‘윈윈’할 수 있어야 한다는 3대 원칙을 고수해왔다.
최태원 회장은 심지어 중국사업 투자 과정에서 실패하더라도 문책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그룹은 이같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지난달 16일 중국내에 SK행복공익재단을 설립했다. 국내 대기업 최초의 중국내 공익재단이다.
SK는 초기 200만 위안을 출자해 만든 뒤 기금을 확대해 장학활동, 재난구조, 및 공익기관 지원 등의 공익사업을 펼쳐 나갈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SK의 중국사업은 30년의 장기적인 안목으로 추진하고 있고 공동으로 발전할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하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는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는데 올해부터 사업성과가 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