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불안 동유럽 등에 확산…한국경제 영향은

신흥국 불안 동유럽 등에 확산…한국경제 영향은

입력 2014-02-03 00:00
수정 2014-02-0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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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이후 신흥국 금융 불안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취약국가로 터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5개국을 일컫는 프래자일 5(Fragile 5)에 헝가리, 칠레, 폴란드를 추가한 E8(edge 8·벼랑 끝 8개국) 명단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과장은 “헝가리, 폴라드 등은 단기외채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위기의 진원지라기보다는 불안심리의 영향을 받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아직은 시장 불안이 동유럽 등 신흥국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

한국은행도 3일 오전 박원식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고 신흥국 시장의 움직임을 점검했다.

한은 관계자는 “특별히 걱정되는 지표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흥시장의 변동성이 전염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는 탄탄한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고, 비교적 낮은 단기 외채 비중 등 펀더멘털이 양호한 만큼 미국의 테이퍼링에 의한 직접적인 영향은 현재로서는 제한적이다.

실제 외환보유액은 2012년말 3천270억달러에서 작년말 3천465억달러로 늘면서 사상 최고 행진을 지속하고 있으며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707억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총외채는 작년 1년간 4천94억달러에서 4천110억달러로 다소 늘었지만 단기외채 비중은 31.1%에서 27.1%로 줄면서 등 외채 구조의 건전성은 개선됐다.

그럼에도 신흥국 시장이 위축되면 수출 타격 등을 걱정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의 수출에서 미국, 일본, 유럽, 중국을 뺀 나머지 시장의 비중은 50%를 넘는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불안한 신흥국들이 벌써부터 금리를 올리는데 이는 현지 내수 시장에 영향을 주고 해당국에 대한 한국 수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동구권은 현대자동차 등 우리 대기업 생산기지가 나가 있다”고 말했다.

터키는 지난달 28일 심야에 임시 통화정책위원회를 열어 1주일 환매조건부채권(REPO) 금리를 4.5%에서 10%로 무려 5.5%포인트 올렸고 남아공도 같은달 29일 기준 금리를 5.0%에서 5.5%로 0.5% 포인트 인상하면서 통화가치 하락에 대응했다.

무엇보다 올들어 개시된 미국의 테이퍼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추세인데다 불안심리에 휩싸인 시장의 쏠림 현상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흥국 불안은 올 한해 한국 경제에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위기는 단기간에 끝날 성질이 아니다”라면서 “하반기에는 한국으로 위기가 전염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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