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텍스 ‘SIMTOS 2014’…국내외 20개사 첨단기술 선보여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기술은 없습니다. 이제야 주목을 받고 있지만 3D 프린팅은 이미 30년이 넘은 기술입니다.”9∼1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기계산업 전시회인 ‘서울국제생산제조기술전(SIMTOS 2014)’에 참가한 ㈜인스텍 서정훈 대표이사의 얘기다.
국내 유일의 ‘3D 금속 프린터’ 업체인 인스텍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3D 금속 프린팅 기술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 특허 등록을 마쳤다.
인스텍은 6억∼10억원을 호가하는 산업용 3D 금속 프린터를 제작·판매하고, 기존의 절삭 방식으로는 제작하기 어려운 각종 금형도 생산한다. 금형은 2009년부터 삼성전자의 가전제품과 현대자동차의 승용차 엔진 제작에 쓰이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소 연구원 출신인 서정훈 대표는 2001년 사내 벤처로 회사를 창업해 2006년 독립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인스텍 외에도 국내외 3D 프린터 제조·판매 약 20개사가 참가해 각종 신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독자적인 3D 프린터 생산 기술을 보유한 국내 업체는 인스텍 외에 한 곳이 더 있다. 1983년 사진 현상기 사업으로 출발한 캐리마는 플라스틱을 재료로 사용하는 3D 프린터를 생산하고 있다.
캐리마는 이번 전시회에서 3D 프린터 신제품 ‘마스터 이브’를 처음 공개했다.
3D 프린터 세계 1,2위를 달리는 미국 스트라타시스와 3D시스템스와 판매를 대행하는 국내 업체들도 다수 참가했다. 이들 두 업체는 전 세계 3D 프린터 시장의 70% 이상을 점하고 있다.
킨텍스 제2전시장 9홀에 마련된 이들 3D 업체의 부스는 일반 관람객들과 국내외 업체 관계자들로 분주했다.
신속조형기술(RP·Rapid Prototyping)로도 불리는 3D 프린팅은 3차원으로 설계된 도면에 따라 금속, 고무, 플라스틱, 세라믹, 종이 등 다양한 재료를 쌓아올려 입체적인 구조물을 만드는 기술로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3D 프린터는 ‘열풍’이라고 부를 만큼 최근 국내외 산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지만, 처음 도입된 것은 1980년대로 항공우주, 자동차, 가전, 의료기기 등에 널리 사용돼왔다.
최근의 갑작스러운 관심은 일부 3D 프린팅 기술 특허가 만료되면서 관련 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된 것과 관련이 있다.
아울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초 의회 연설에서 미국 제조업의 부흥시키자는 취지에서 “3D 프린터가 모든 제조업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언급한 것이 대중적인 관심을 불러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업계에서는 3D 프린터가 머지않아 전 세계 제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3D 프린터는 별도의 제작 장비 없이도 도면만 있으면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곧바로 제품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제품 구상에서 제작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전통적인 제조 방식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나아가 공장 설비 없이 집안에서도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1인 제조공장이 가능해진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전 세계 3D 프린터 시장 규모가 2012년 2억9천만 달러에서 2017년 57억3천만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스텍의 서정훈 대표는 “3D 프린터의 진면목은 매뉴팩처링(제조업)이 IT 기술과 융합되면서 처음 디지털화된다는 데 있다”며 “아마 10년 뒤면 제조업 전반에 깜짝 놀랄 정도의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기술 개발이 3D 프린터 산업을 주도했으나 지금은 대규모 자본이 기술을 끌고 가는 상황이어서 관련 기술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한국이 얼마전까지 3D 프린터의 불모지와 같았지만 제조업 중심의 산업 기반을 토대로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