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유병언 세모 인수과정에 ‘특혜 의혹’

<세월호참사> 유병언 세모 인수과정에 ‘특혜 의혹’

입력 2014-04-27 00:00
수정 2014-04-27 10:3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신생회사 새무리 통해 은행 자금 빌려 세모 인수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지난 2008년 법정관리 중이던 ㈜세모를 인수하는 과정에 금융기관들의 특혜성 대출 의혹이 제기됐다.

유 전 회장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신생회사 ㈜새무리는 당시 기업은행과 농협중앙회에서 담보도 없이 223억원의 거액을 대출받아 세모그룹의 모체인 ㈜세모를 인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유씨 일가와 관련한 회사들의 자료에 따르면 ㈜새무리는 2008년 1월 ㈜다판다, 문진미디어 등 2개사와 컨소시엄을 구성, ㈜세모의 지분 80%를 제3자배정 방식으로 보유함으로써 회사를 인수했다.

이는 ㈜세모가 법정관리를 종결하기 위해 2007년 8월 새무리컨소시엄과 337억원 규모의 ‘인수·합병을 위한 투자계약’을 맺은 데 따른 것이다.

㈜세모는 “컨소시엄의 투자금으로 정리담보 및 정리채권 대부분을 갚아 2008년 2월 말 법정관리가 종결됐다”고 설명했다. ㈜다판다와 문진미디어는 유 전 회장의 두 아들이 소유 또는 경영하는 회사다.

석연치 않은 점은 이 과정에서 ㈜세모의 2대주주(29.0%)가 된 ㈜새무리의 실체다.

㈜세모 인수를 주도한 이 회사는 2006년 4월 설립됐는데 2008년 회계연도 한 해 감사보고서 외엔 공개된 자료를 찾을 수 없다.

이 감사보고서를 보면 새무리는 ㈜세모 인수를 위해 2007년 기업은행에서 95억원, 농협중앙회에서 128억원의 단기차입금을 빌렸다.

비록 이런 회사정리계획이 법원의 인가를 받아 진행됐다고는 하지만, 회사의 규모에 비해 대출액이 클 뿐 아니라 대출시점으로 보면 앞으로 보유하게 될 ㈜세모의 주식 외엔 담보로 제공할 만한 유형자산이 없었다는 점은 의심을 살 만하다.

당시 이 회사가 보유한 유형자산은 21억원 상당의 집기 비품이 전부였다.

㈜새무리는 초기자본금 5천만원으로 설립된 건강식품 유통업체로 임직원 수가 2008년 말 기준으로 4명에 불과한 회사다.

이 해의 매출액은 2억원이 채 되지 않고 13억원 정도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임직원 4명의 평균 급여는 1천50만원에 그쳤다.

㈜새무리의 주주 황 모씨 등 개인 주주 8명은 유 전 회장과 관련된 인물로 추측된다.

㈜세모는 최종부도 뒤 1999년 법정관리가 결정된다.

이를 종결하기 위한 채무변제 계획을 법원에 제출했으나 약속한 2008년까지 제대로 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되자 2007년 12월 말 기존주주의 주식을 감자소각하고 신주를 발행해 새무리 컨소시엄의 투자를 받는 내용으로 회사정리계획을 바꿨다.

㈜새무리가 세모그룹의 모체였던 ㈜세모의 법정관리 종결을 위해 ‘급조’한 페이퍼컴퍼니 성격의 회사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세모의 지분구조는 2008년과 별다른 변화가 없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북특별자치도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가능할까?
전북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전북도는 오래전부터 유치를 준비해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지난해 ‘세계잼버리’ 부실운영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상황이라 유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북도의 올림픽 유치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가능하다
불가능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