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감독보다는 긴 것에 위안”…3분의 2가 임기 못채워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재임기간이 2.6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재임기간보다는 길다는데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30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대주주 일가를 제외하고 2000년 1월 1일 이후 신규 선임됐다 퇴임한 30대 그룹 상장사 전문경영인 576명의 재임기간을 조사한 결과 이들 CEO는 평균 2.63년을 재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CEO 재직기간은 한 회사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국내 최단명직으로 알려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의 1984년 이후 평균 재임기간 1.3년에 비해서는 두 배 정도지만, 3분의 2가 상법상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떠나야 했다.

이들 역대 CEO 중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인사는 367명으로 전체의 63.7%로 나타났다. 1년도 못 돼 그만둔 CEO도 6명 중 1명꼴인 102명(17.7%)이나 됐다.

CEO의 평균 재임기간이 가장 긴 곳은 대우조선해양이었다.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대우조선해양에 2000년 이후 선임된 CEO는 2명이었고 평균 임기는 5.34년(각각 4.61년, 6.07년)이었다.

이어 동국제강이 3.98년, LG 3.94년, OCI 3.74년, 한진 3.38년, 신세계 3.35년, 대림 3.24년, LS 3.23년, 현대백화점 3.22년, 현대중공업 3.20년, 대우건설 3.09년 등이 상법상 등기임원 임기 3년 이상을 채웠다.

반대로 CEO 재임기간이 가장 짧은 곳은 효성이었다. 효성은 5개 상장 계열사에서 17명의 전문경영인이 평균 1.70년 재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에셋과 CJ도 1.79년과 1.97년으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코오롱(2.11년), 현대(2.21년), KT(2.32년), GS(2.38년), 포스코(2.46년), 두산(2.49년), 금호아시아나·동부(각 2.58년)도 CEO 재임기간이 짧은 편이었다.

5대 그룹 중에서는 LG(3.94년)를 제외하고는 현대차 2.26년, 롯데 2.64년, 삼성 2.66년, SK 2.76년으로 대체로 짧은 편이었다.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전문경영인 비율이 가장 높은 그룹도 효성이었다. 17명의 CEO 중 14명(82.4%)이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현대차가 53명 중 42명(79.2%)으로 그다음이었고 한화·KT·CJ(각 75%), 영풍(72.7%), GS·미래에셋(각 71.4%), 코오롱(70%) 순으로 중도하차 비율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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