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 대출자 “정부 믿었다 당한 기분”

고정금리 대출자 “정부 믿었다 당한 기분”

입력 2014-08-21 00:00
수정 2014-08-21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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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기준 가계대출 비중 25.7% 기준금리 인하 혜택 못받아

고정금리 대출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고정금리를 권장하는 정부의 시책에 따라 고정금리로 가계대출을 이용했던 사람들은 정작 기준금리 인하(0.25% 포인트)에 따른 수혜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업창구에서는 변동금리로 갈아타기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잇따르고 있다. 시장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데 여전히 시중은행의 고정금리대출 목표치를 설정해 둔 금융당국에 대해서는 ‘탁상공론식’ 행정이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권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고정금리 가계대출 잔액은 약 123조원이다. 전체 가계대출자들의 25.7%에 해당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이자가 0.25% 포인트 하락할 경우 고정금리 대출자들은 이자부문에서 연간 3000억원의 혜택에서 빗겨가게 된다. 반면 변동금리 가계대출잔액 355조 5000억원은 연간 9000억원의 이자를 절약할 수 있다.

최근 3년간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0년 5.1%에 불과했던 것이 올해 6월 말에는 25.7%까지 껑충 뛰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안정화의 일환으로 2011년 6월 ‘6·29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으며 시중은행에 고정금리 가계대출을 적극 권장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고정금리대출의 확대 추세와 동시에 시중금리가 급격히 하락했다는 점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2010년 5.0%에서 올해 6월 말 3.58%로 1.42% 포인트나 내려갔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 시장 상황과 맞지 않는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고정금리대출자들이 대출 갈아타기를 시도할 경우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황세영 한국씨티 CPC강남센터장은 “중도환매수수료(0.5~1.5%)가 발생하는 3년 이하 대출자들은 변동금리로 갈아타면서 향후 1년간 절감하는 금리 차액이 중도해지수수료보다 높다면 대출을 갈아타야 한다”고 말했다. 신규 대출자들은 고정금리가 유리하다. 이관석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은 “현재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차이가 0.3~0.5% 포인트로 역대 최저 수준인 만큼 신규 대출자들은 고정금리를 선택하라”고 권장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2014-08-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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