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낸 보험료는 1억4천만원 안팎…”4억원은 국민 부담”공무원 노조 “연금은 공무원들의 열악한 임금·복지 보전용”
공무원 퇴직연금 수급자 한 명당 5억원이 넘는 연금을 받는다는 계산이 나왔다.공무원들이 공무원연금공단에 납입한 보험료는 평균 1억4천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순수하게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공무원 1인당 4억원 안팎으로 계산된다.
그러나 공무원노조는 연금자체가 공무원들의 열악한 보수와 복지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어서 연금 수준이 많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무원연금은 2001년부터 기금이 고갈돼 국가에서 세금을 투입해 부족분을 채우고 있어, 정부는 앞으로 지급할 연금을 모두 부채로 충당해야 한다.
22일 한국납세자연맹이 지난해 공무원연금 기금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정부가 공무원 퇴직연금 수급자 한 명당 지게 될 부채가 평균 5억2천700만원에 달했다.
이는 공무원 퇴직연금 수급자가 이미 받은 연금액을 제외하고, 앞으로 정부가 수급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미래의 연금총액을 작년 말 시점에서 현재가치로 평가한 액수다.
이런 개념을 ‘연금충당부채’라고 한다. 작년 말 시점으로 정부가 공무원에게 미래에 퇴직연금으로 지급할 액수를 현재가치로 환산한 연금충당부채는 169조다.
이를 지난해 말 기준의 공무원 퇴직연금 수급자(32만1천98명)로 나눠 공무원 1인당 앞으로 받게 될 평균 퇴직연금을 산출한 것이다.
물론, 공무원은 미래에 연금을 받으려고 재직할 때 매달 월급에서 일정액의 보험료(기여액)를 납부한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공무원의 평균 재직기간은 30년으로, 1989년 임용돼 30년간 재직한 공무원의 연금 수익비(기여액의 현재가치 대비 급여액의 현재가치)는 3.68이다. 자신이 낸 금액 대비 받는 금액이 3.68배라는 의미다.
이를 연금충당부채에 적용하면 공무원 퇴직연금 수급자가 30여년간 낸 평균 보험료는 대략 1억4천300만원 정도라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1999년과 2009년에 임용된 공무원이 30년 재직할 때를 기준으로 했을 때 공무원연금 수익비는 각각 3.30, 2.40으로 낮아졌다. 그동안 공무원 연금 개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연금충당부채는 현재 연금 수급자가 국가에 가지는 채권액(자산)이고, 국민입장에서는 빚(부채)인 금액”이라며 “이마저도 기수급자가 이미 받은 연금액과 유족연금액을 제외했으므로 과소된 최소한의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공무원 퇴직연금 수급자가 이미 낸 금액을 고려하더라도 국민이 부채로 부담해야 할 금액이 공무원 한 명당 4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작년 말 기준으로 공무원 재직자들에게 미래에 지급해야 할 연금추정액 가운데 작년 말까지 근속기간에 귀속되는 금액을 현재가치로 계산한 재직자 연금충당부채는 303조원이었다. 이를 재직자 수(107만2천610명)로 나눈 1인 평균액은 2억8천300만원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근속연수와 기대수명 증가로 연금충당부채가 매년 수십조원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투표권이 없는 미래세대가 부채 대부분을 부담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정부, 청와대는 공무원연금 개혁 방안을 논의하고, 공무원연금 제도를 현재보다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편하는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16년 이후 채용하는 공무원에게는 연금 부담금을 현재보다 43% 올리고, 수령액을 34% 깎는 한국연금학회의 개혁안도 공개됐다. 이미 공무원연금을 타는 퇴직자에 대해서도 수령액을 최대 3% 삭감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전국공무원노조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연금의 도입 배경은 국가가 과거 열악했던 공무원들의 보수와 후생복지를 미래에 연금으로 보존해준다고 약속하고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했던 것”이라며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연금을 용돈 수준으로 전락시켜 공무원들의 노후를 불안하게 하는 개악”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