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올 임금인상률 1.6% 내 조정”

경총 “올 임금인상률 1.6% 내 조정”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15-03-05 23:52
수정 2015-03-06 00:2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정부 압박 하루 만에… 재계, 임금 인상 요청 사실상 거부

정부와 재계가 올해 임금 인상률을 놓고 서로 부딪쳤다. 정부가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며 재계를 압박한 지 하루 만에 재계를 대표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임금 인상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정부의 임금 인상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경총은 올해 임금 인상률을 1.6% 내 범위에서 조정할 것을 5일 회원사에 권고했다. 1.6%에는 통상임금 확대, 60세 정년의무화 등 노동시장 제도 변화로 인한 임금상승분이 포함되기 때문에 최종 임금 조정률은 이를 고려해 정하라고 주문했다. 제도 변화에 따른 임금 인상률이 사실상 1.6%를 초과하는 기업은 임금을 동결하라는 뜻이다.

경총은 “과도한 임금 상승은 해당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할 뿐만 아니라 일자리 축소로 이어져 근로자 삶의 질을 저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총이 이날 제시한 임금 인상률 권고안 1.6%는 지난해 권고안인 2.3%와 비교해 낮은 수치다.

경총의 이 같은 가이드라인은 ‘임금 인상을 통해 내수를 진작해야 한다’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주문과 배치된다. 최 부총리는 지난 4일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의 포럼 강연에서 미국과 일본을 사례로 들며 “적정 수준의 임금 인상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내수가 살아날 수 없다”며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여당도 최 부총리의 발언을 지지하며 재계의 임금 인상을 요청한 바 있다.

정부와 정치권의 요청을 맞받아친 이번 경총의 가이드라인은 경제 관료 출신인 박병원 회장이 지난달 경총 회장에 취임한 이래 처음으로 내놓는 공식 입장이다. 재계는 환영하는 입장이다. 최근 삼성그룹 계열사를 시작으로 일부 대기업들이 경영 상황 악화를 이유로 임금을 동결하고 있는 데다 경총까지 이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재계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라 기업의 임금 인상 자제 분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 회장은 “노동계는 올해도 높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기업의 지불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임금 인상은 수출 경쟁력 저하, 투자 위축 등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5-03-06 2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