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되는’ 롯데가 분쟁…가신 개입 본격화

‘가열되는’ 롯데가 분쟁…가신 개입 본격화

입력 2015-08-02 16:20
수정 2015-08-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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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후계분쟁에 가신그룹의 개입이 본격화하고 있다.

후계분쟁이 신동주·동빈 형제의 난에서 신격호·동빈 부자 갈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이들을 돕거나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온 양측의 가신그룹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른바 ‘반(反) 신동빈’ 세력은 친인척이 중심이 돼 신격호·동주 부자를 측면 지원하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편에선 측근들이 지원사격에 나선 모양새다.

2일 신동빈 회장의 핵심 측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신 총괄회장 주변의 친인척을 맹공했다.

이 인사는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을 겨냥해 “이번 건(件)의 주모자”로 지목했다. 신 이사장은 물론 신 총괄회장의 5촌 조카인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이야말로 “그룹이 위기상황에 처하면 득을 볼 사람들로, 그룹에서 한 몫 떼가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 이사장 등이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과 거처가 있는 롯데호텔 34층을 점령하고 온갖 감언이설로 신 총괄회장의 눈과 귀를 흐린다고도 했다.

그는 국내 5위의 재벌 롯데그룹을 만든 건 신 총괄회장이지만, 지난 10년간 몸바쳐 오늘의 롯데를 만든 건 신동빈 회장이라는 논리로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도 강조했다.

신동빈 회장 측의 다른 핵심 인사는 이날 신 이사장과 신 구단주 직무대행의 ‘월권행위’를 폭로했다.

그룹 경영과 관련해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는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 지난달 15일 롯데호텔 34층에 그룹 전·현직 대표이사 10여명을 차례로 불러 신동주 체제 구축에 대한 협조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처럼 롯데그룹 후계문제와 관련해 내분이 현실화하면서, 롯데 임직원들은 불안해하는 분위기다. 권력의 향배가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인 구단주 직무대행은 적어도 표면적으론 ‘중립’을 강조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누나 신영자 이사장은 중립적 입장이라면서 “부친 신 총괄회장의 건강을 염려해 지난달 27일 일본행에 동행한 것”이라고 밝혔고, 신 구단주 직무대행도 연합뉴스에 “이번 일과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롯데그룹 안팎에선 이들의 해명을 그대로 믿는 분위기는 아니다.

우선 신동주·동빈 형제의 이복 누나인 신 이사장은 신 총괄회장의 직계로서 경영권 승계의 한 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중립에 서기는 쉽지 않다.

그동안 롯데그룹 내에선 한국 롯데는 신동빈, 일본 롯데는 신동주, 면세점 사업은 신영자의 몫이라는 묵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신 이사장이 자신의 몫을 찾으려 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신동인 구단주 직무대행은 신 총괄회장의 큰 아버지 신진걸씨의 손자로 신입사원 때부터 롯데에서 커와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 롯데제과·롯데쇼핑 대표이사를 역임한 말 그대로 ‘롯데 맨’으로서 신동빈 회장의 거친 행보에 불만을 가져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인 구단주 직무대행은 아직 전면에 나서는 걸 꺼린다.

신 총괄회장의 셋째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식품회사 사장이 작심하고 나선 분위기다. 그는 지난달 31일 서울 성북동 소재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자택에서 열린 제사에 참석하면서 취재진에 “신격호의 후계자는 신동주”라고 공언했다.

한편, ‘반 신동빈 세력’에선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전면에 나섰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국내외 언론매체에 연일 나와 ‘신동빈 회장의 경영 퇴진’을 요구하는 신 총괄회장의 육성과 지시서를 공개하는가 하면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향후 계획을 밝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SBS와의 인터뷰를 통해 “3일 일본으로 가서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열어 신격호 총괄회장이 대표이사로 복귀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동주 전 부회장은 모국어를 완전히 구사하지 못한 채 일본어로 인터뷰를 하는 통에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크게 얻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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