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제고 목적이 절반 넘어
“이미지를 제고하려고 기업 상호를 바꿨는데, 주가는 오히려 내려갔어요.”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 상호를 바꾸는 상장사가 매년 늘고 있지만, 효과는 신통치 못했다.
작년 상호를 변경한 상장사의 80%의 주가는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하락했다.
기업의 재무상황이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상호변경 등 기업이미지 제고 노력도 빛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작년 한 해 상호를 바꾼 상장사는 99곳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9개사, 코스닥 시장에서 80개사가 상호를 바꿨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상호를 변경한 상장사 99곳 가운데 상장 폐지됐거나 또다시 이름을 바꾼 곳을 제외한 94곳의 상호변경 전 거래일과 25일 종가를 비교한 평균 주가 수익률은 -16.12%였다.
주가가 오른 곳은 17곳(18.1%)에 불과했다. 하락한 상장사가 76곳(80.8%)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1곳은 상호변경 전 거래일과 25일 종가가 같았다.
가장 하락 폭이 큰 곳은 GMR머티리얼즈로 79.19%나 급락했다. 작년 4월 21일 스틸앤리소시즈에서 개명했다. 주가는 개명 직전 거래일인 4월 20일 4천425원에서 지난 25일 887원으로까지 내려왔다.
이어 에스마크(전 가희·-69.71%), 넥스트바이오홀딩스(전 휴림스·-68.38%), 스페로글로벌(전 파캔오피씨·62.86%), 썬텍(전 케이티롤·59.22%), 휴온스글로벌(전 휴온스·-57.93%)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이름을 바꿔 주가를 올린 상장사도 없지는 않다.
한프의 주가는 작년 2월 백산OPC에서 상호를 변경한 이후 165.91% 뛰어올랐다.
신흥기계에서 이름을 바꾼 에스엠코어(125.08%)와 인수합병으로 OCI머티리얼즈에서 이름을 바꾼 SK머티리얼즈(76.82%), 와이비엠시사닷컴에서 상호를 변경한 와이비엠넷(75.22%)의 상승률도 높았다.
와이비엠넷은 상호변경 이후 두 차례에 걸쳐 한국거래소로부터 주가급등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를 받았지만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3년간 상호를 변경한 상장사 수는 매년 늘고 있다.
상호변경 상장사는 2012년 69개사에서 2013년 67개사로 소폭 줄었으나 이후 2014년 68개사로 다시 늘었다. 이어 2015년 98개사로 급증했다. 작년에도 전년보다 1개사가 더 늘어났다.
상호변경 사유별로 보면 기업의 이미지 개선·제고가 52개사(52.5%)로 가장 많았다. CI통합이 15개사(15.2%), 합병(14.1%), 사업영역확대(11.1%), 회사분할(7.1%)이 뒤를 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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