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사업구조 혁신 의지
SK이노베이션이 미국 1위 화학기업인 다우케미칼의 에틸렌 아크릴산(EAA) 사업을 인수한다고 2일 밝혔다.올초 인수합병(M&A) 등에 최대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SK이노베이션이 한 달 만에 일궈낸 첫 결실이다. 인수 금액은 3억 7000만 달러(약 4260억원)다.
이번 인수로 SK이노베이션의 화학사업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미국 텍사스의 프리포트 생산설비와 스페인 타라고나 생산설비 등 다우케미칼의 글로벌 생산기지 2곳과 제조 기술, 지적재산, 상표권 등을 확보했다. SK종합화학 측은 “고부가가치 포장재 분야 진출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에틸렌 아크릴산은 고부가 화학제품인 기능성 접착 수지의 하나로 알루미늄 포일, 폴리에틸렌 등 포장재용 접착제로 주로 쓰인다. 이 제품은 기술 진입 장벽이 높아 다우케미칼, 듀폰, 엑손모빌 등 4~5개사만 진출해 있다. 이 가운데 다우케미칼이 ‘프리마코’ 브랜드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다우케미칼이 미국 2위 화학사인 듀폰과 합병을 추진하면서 반독점 논란이 일자 에틸렌 아크릴산 사업을 매물로 내놨고, SK이노베이션이 10여개 업체와 경쟁 끝에 인수했다. 일부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앤드루 리버리스 다우케미칼 회장의 친분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SK이노베이션도 “(이번 인수 배경에) 최 회장의 사업구조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확대경영회의에서 “현 경영 환경 아래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 데스’(갑작스러운 죽음)가 될 수 있다”면서 “미래 성장을 담보할 사업구조 구축을 위해 치열하게 실천할 것”을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기존 선진시장에 이어 중국 등 신흥국에서 수요를 창출해 나갈 전략이다. 이 제품시장 규모는 연간 14만t 규모다. 특히 중국 시장은 연 7%대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7-02-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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