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17곳 세웠지만 신생기업 서울·경기 77.3% 쏠림… 지역별 생태계 키워 네트워크 구축해야
정부가 전국 17개 지역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들고 기술 중심의 창업 활성화에 나섰지만, 신생 기업의 약 80%가 서울·경기에 집중되는 등 수도권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흩어져 있는 지역 생태계를 연계해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5일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스타트업(창업 초기 벤처기업) 지원 전문기관 K-ICT 본투글로벌센터에 따르면 국내 창업 지역은 서울과 경기가 각각 58.3%와 19.0%로 전체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대전 4.9%를 비롯해 부산 3.1%, 대구 2.9%, 경북 1.1%, 강원 0.9%, 전남 0.7%, 제주 0.3% 등 다른 시·도의 비중은 미미했다. 정부의 권역별 창업 활성화 정책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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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창업 생태계가 잘 갖춰진 해외 도시 사례를 통한 정책 재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분석기관 컴퍼스의 2015년 평가에 따르면 스타트업 생태계가 가장 잘 갖춰진 곳은 미국의 실리콘밸리로 나타났다. 이어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순이었다. 이스라엘의 텔아비브(5위), 영국 런던(6위), 싱가포르(10위), 프랑스 파리(11위) 등도 최상위권에 꼽혔다. 우리나라, 중국 등은 비교 가능한 통계자료가 없어 제외됐다.
●20곳 경제 가치, 대만 GDP보다 커
전문가들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일단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남상열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연구위원은 “지역 권역별 특성을 기반으로 육성되고 있는 우리 창업 생태계가 글로벌 수준의 생태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각 생태계들을 네트워크로 통합·연계해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생태계 평가 상위 20개 도시의 경제적 가치(6518억 5000달러)는 주요 국가의 경제 규모에 비견될 만큼 크다. 대만 국내총생산(GDP) 5230억 달러보다 크고 우리나라 GDP인 1조 3775억 달러의 절반에 해당한다.
●정부 정책 지원보다 자생력 키워줘야
이런 가운데 정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창업 지원 시스템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을 정부가 주도했음에도 서울·경기를 제외한 지역에서의 성과는 별로 없는 게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컴퍼스의 상위 20대 스타트업 생태계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비율은 싱가포르 5%, 보스턴 9%, 런던 10%, 실리콘밸리 11% 등으로 낮았다. 이혜진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기획금융팀 과장은 “협업 공간과 대학 동문 등 네트워크를 활용한 대학 내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마련 등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7-02-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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