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늦어지면서 NIM은 주춤…4분기 둔화할 수도
국내 4대 은행이 올해 들어 이자이익으로만 16조7천억원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28일 각 은행 실적 공시를 종합하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1∼3분기 총 이자이익은 16조7천63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조5천787억원(10.4%) 증가한 규모다.
1∼3분기 이자이익은 국민은행이 4조5천12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 4조1천972억원, 신한은행 4조1천289억원, 하나은행 3조9천252억원 순이었다.
이들 은행은 이자이익으로 올해 1분기에는 5조4천379억원을, 2분기는 5조5천904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대로라면 올해 이자이익 2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들은 올해 순이자마진(NIM) 상승세에 힘입어 이자이익을 늘렸다.
NIM은 은행이 자산을 운용해서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우리은행의 3분기 NIM은 1.53%로 작년 4분기(1.47%)보다 0.06%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은 NIM이 작년 4분기 1.58%에서 올해 3분기 1.62%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은행은 작년 4분기 1.53%에서 올해 3분기 1.55%로, 국민은행은 1.71%에서 1.72%로 각각 NIM이 올랐다.
순이자마진의 상승은 예대금리차 확대와 직결됐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총대출금리(3.66%)에서 총수신금리(1.33%)를 뺀 예대금리차는 2.3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2월(2.30%)보다는 0.03%포인트, 2016년 12월(2.19%)보다는 0.14%포인트 오른 것이다.
지난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한국은행도 덩달아 기준금리를 올리며 본격적인 시장금리 상승기에 들어갔다.
은행이 고객에게서 받는 대출금리는 빨리 오르지만 고객에게 주는 예금금리에는 느리게 반영되면서 은행 이자이익 상승으로 이어졌다.
올해 2∼3분기를 지나오면서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고객 외화예금이 빠져나가고 있고,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은행의 조달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실제로 은행 NIM은 작년과 대비하면 올랐지만, 3분기 들어서는 상승세가 점차 둔화하고 있다.
하나은행 3분기 NIM은 작년 4분기보다는 0.02%포인트 올랐으나 올해 2분기보다는 0.02%포인트 떨어졌다.
신한은행도 3분기 NIM이 1.62%로 전분기보다 0.01%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은 작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NIM이 1.71%로 변동이 없다가 3분기에 0.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김기환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늦어지면서 연간 NIM이 기대보다 미흡하다”면서 “금리가 상승하면서 저원가 예금 조달이 어렵고 운용 측면에서도 우량 여신 위주로 성장하다 보니 NIM 관리가 어렵다”고 말했다.
곽철승 하나금융그룹 CFO는 “3분기 시장금리가 전분기보다 하락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외화 요구불예금이 감소했다”며 “외화 부문에서 단기 조달 비중이 높았던 부분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중장기 차입을 늘리다 보니 조달비용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