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반응·평가
“조양호 아웃” 소액주주 운동이 원동력“趙, 미등기 임원 미련 버려야… 소송 불사”
‘땅콩 갑질’ 피해자 박창진씨 “희망 봤다”
대한항공 직원들 “주주 결정에 용기 얻어”
![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57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박창진(왼쪽) 사무장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대표직 연임 무산 소식 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03/27/SSI_20190327174808_O2.jpg)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57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박창진(왼쪽) 사무장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대표직 연임 무산 소식 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03/27/SSI_20190327174808.jpg)
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57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박창진(왼쪽) 사무장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대표직 연임 무산 소식 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이 27일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것을 두고 나오는 평가다.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진 게 결정타였지만 시민사회단체가 ‘조양호 아웃’을 외치며 소액주주 운동을 펼친 게 원동력이 됐다. 다만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건 상징성만 있을 뿐 실효적 의미는 적을 수 있다”면서 향후 미등기임원으로 경영하는 등 꼼수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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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의 잇단 갑질과 부당 행위에 맞서 온 대한항공의 일부 직원들도 “주주들의 결정으로 큰 용기를 얻었다”고 반겼다. ‘땅콩갑질’ 피해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직원연대 지부장은 “정의롭게 행동하면 당장 힘들더라도 희망이 있고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조 회장의 대표이사직 박탈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았다고 한다. 박 지부장은 “어제까지만 해도 회사가 직원들에게 주주권을 이임하라고 강압적 요구를 하고 다녔는데 (회사에) 불만이 있던 한 직원도 이임하겠다고 서명하더라”면서 “왜 그랬느냐고 물었더니 ‘사인을 하든 안 하든 조양호가 물러나겠어?’라고 반문했다”고 전했다. 포기 심리가 그만큼 컸다는 뜻이다. 박 지부장은 “하지만 오늘 주총 결정으로 변화가 가능하다는 게 증명됐다”며 감격했다.
조 회장 측이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감시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이날 “조 회장이 미등기 회장으로 경영을 계속할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벌개혁운동본부장는 “조 회장 외 나머지 이사 8명이 모두 친(親)조양호 성향이기 때문에 총수가 뒤에서 황제경영하는 구조는 유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논평에서 “(경영을 계속하겠다는) 조 회장의 안하무인격 태도는 시장질서 체계 아래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미등기 임원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진그룹은 향후 경영권 승계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검증된 후보군 중 적임자를 최고경영자로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경률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은 “주주들의 힘으로 탄핵당한 사람이 등기이사직 없이 회사 경영권을 행사하겠다는 건 20~30년 전 기업 지배구조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라면서 “사회적 감시망이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법 소지가 있다면 소송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2019-03-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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