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자물가 한달 만에 ‘뜀박질’
과일지수 32년 만에 최대폭 증가
귤 78%·사과 71%↑… 채소 12.3%↑
이상기후·탄저병에 생산량 감소
정부, 600억 투입 ‘물가 잡기’ 총력
농축수산물 비상수급대책반 가동
![지난달 과일값이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전월 대비 41.2% 오른 가운데 6일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4/03/06/SSC_20240306182600_O2.jpg)
뉴시스
![지난달 과일값이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전월 대비 41.2% 오른 가운데 6일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24/03/06/SSC_20240306182600.jpg)
지난달 과일값이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전월 대비 41.2% 오른 가운데 6일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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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은 6일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13. 77(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3.8%였던 물가상승률은 11월 3.3%, 12월 3.2%, 1월 2.8% 등 안정화하는 듯 보였지만, 한 달 만에 3%대로 반등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신선과실(과일)이 41.2% 오른 영향으로 20.0% 상승했다. 신선과실은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상저온과 집중호우, 탄저병에 따른 상승세는 물론 지난해 작황이 좋아 과일값이 낮았던 점에 대한 기저효과도 있다. 품목별로는 사과가 71.0% 올랐다. 귤도 사과 대체재로 소비가 늘어 78.1% 뛰었다. 신선채소는 12.3% 올랐다. 지난해 3월 13.9% 오른 뒤 11개월 만의 가장 큰 상승폭이다. 농산물 물가는 20.9% 올라 전체 물가를 0.80% 포인트 끌어올렸다.
그간 2~3%대 초반으로 물가를 끌어내려 왔던 석유류는 1월 5.0% 감소한 데서 지난달 1.5%로 감소폭이 축소됐다. 중동 정세가 불안정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이 감산 정책을 연장하기로 하면서 지난해 12월 배럴당 77.3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1월 78.9달러, 지난달 80.9달러로 오름세지만 국내 물가에는 제한적으로 반영됐을 뿐이다.
![](https://img.seoul.co.kr/img/upload/2024/03/07/SSC_20240307001732_O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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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도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앞으로 물가 흐름은 울퉁불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부총재보는 “유가가 급등하지 않는다면 낮은 내수 압력 등으로 추세적으론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 가면서 물가 흐름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말 이후 반등한 국제 유가와 한 달 넘게 1330원을 웃돌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물가 둔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이다. 소비자물가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는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오름세로 돌아섰다. 물가 둔화의 ‘라스트 마일’(마지막 단계)이 순탄치 않으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늦춰지는 게 아니냐는 시장 불안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1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생산자물가지수가 각각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물가 쇼크’를 겪으며 시장이 예상하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3월에서 6월로 미뤄졌다.
2024-03-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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