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과일값 잡았다지만… 도매가격은 꺾일 줄 모른다

정부, 과일값 잡았다지만… 도매가격은 꺾일 줄 모른다

곽소영 기자
곽소영 기자
입력 2024-03-25 18:36
수정 2024-03-26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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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자금 투입에 소매가격 내려
사과·배 도매가격은 여전히 올라
농축산물 생육 불안정해 ‘미봉책’
최상목 “유통구조 문제점도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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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 가격 점검하는 최상목 부총리
대파 가격 점검하는 최상목 부총리 25일 경기 성남시 하나로마트 성남점에서 최상목(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송미령(왼쪽)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강호동(오른쪽) 농협중앙회장과 함께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던 대파를 집어 들고 가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초 한 알에 3877원(후지·상품 소매가격)까지 치솟아 ‘금사과’로 불렸던 사과값이 한풀 꺾였다. 정부가 농축산물값을 잡기 위해 1500억원 규모의 긴급가격안정자금을 투입하면서다. 하지만 도매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정부 대책이 ‘미봉책’이란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정부는 햇과일이 풀리는 초여름까지 재정을 투입해 가격을 잡겠다는 입장이지만 올 초 농산물 생육도 불안정해 농축산물값이 언제든 뛰어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사과(후지·상품) 10개당 소매가격은 2만 4250원으로 한 달 전 2만 9259원보다 14.8% 떨어졌다. 배(신고·상품) 소매가격 역시 10개당 4만 216원으로 한달 전 4만 1379원에 비해 2.8% 낮아졌다.

소매값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배경에는 정부가 긴급가격안정자금을 1500억원 투입한 정책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납품단가 지원에 755억원, 과일 직수입에 100억원, 축산물 할인에 195억원 등을 투입했다.

문제는 정부 지원책이 소매가격만 간신히 누르고 있을 뿐 도매가격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사과(후지·상품) 10㎏ 도매가는 9만 2380원으로 한 달 전 8만 9585원에 비해 3.1% 올랐다. 배(신고·상품) 역시 15㎏기준 10만 9000원으로 집계돼 한 달 전 9만 195원보다 20.8% 뛰었다.

재정지원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감안돼야 한다. 긴급가격안정자금을 제외하고 올 예산안에 농축산물 할인지원 예산으로 편성돼 있던 1080억원 중 설 명절에 690억원이 소요됐고 다음달까지 총 920억원이 집행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할인지원 사업은 소비자 가격을 낮추자는 ‘단기 처방’으로, 도매 단계부터 지원하기엔 소비자 체감 효과가 낮아져 정책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온라인도매시장 등 도매 단계에선 별도 정책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수입과일만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농가는 병해충에 대비해 자구 노력을 하고, 이상기후에 강한 품종 개량과 종자 보급 등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과 함께 하나로마트 경기 성남점을 방문해 “기상 이변 등을 통해 다시 한번 유통구조 문제점이나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 점검할 기회”라고 말했다.
2024-03-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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