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폭발 손해액 건당 1314만원
차량 전소 확률 높아 피해액 커져
자차담보 사고도 1만대당 1096대
보험업계 “車보험료 인상 불가피”
18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화재·폭발에 의한 전기차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담보) 사고는 전기차 1만대당 0.93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내연기관차(이하 하이브리드차 포함) 화재·폭발 사고는 1만대당 0.90대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화재나 폭발 사고 건수는 전기차와 비전기차 간 차이가 크지 않지만 손해액은 전기차가 2배가량 높다. 화재·폭발 사고 건당 손해액은 전기차가 1314만원, 내연기관차는 693만원으로 집계돼 전기차가 1.9배 높은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전기차는 동급 대비 가격이 비싸고 한번 불이 붙으면 차량이 전소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손해액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평균 발생하는 사고 건수도 많다. 5년 동안 전체 자차담보 사고 건수는 전기차가 1만대당 1096대 수준으로 내연기관차(1만대당 880대)보다 1.25배 많았다. 건당 손해액은 전기차(296만원)가 내연기관차(178만원)보다 1.66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보험개발원은 “연비가 좋은 전기차는 평균 주행거리가 길어 사고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며 “급가속이 가능한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기차의 꾸준한 증가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보험사들은 손해율 관리에 고민이다.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자동차보험 손익은 일제히 쪼그라들었다. 삼성화재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1% 감소했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도 각각 10.7%, 45.4% 줄었다.
보험업계 일각에선 전기차를 중심으로 보험료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삼성화재는 지난 14일 상반기 실적설명회에서 “전기차는 전체적으로 손해율이 높아 내연기관 차량보다 1.4배 정도의 보험료를 받고 있다”며 “차종별로 사고율이 다르다는 점에서 차종별 포트폴리오를 우량화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화재 사고 등이 많은 차종이나 배터리 제조사 등에 따라 전기차 보험료를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브랜드들이 배터리 제조사를 대부분 공개했기 때문에 배터리 안전성 데이터를 기준으로 해 요율을 만들어 전기차 보험료에 반영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2024-08-19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