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튜브가 이슈니 ‘이 주식’ 사라”… ‘뒤에서 2등’ 韓증시에 네티즌 ‘자조’ [넷만세]

“곽튜브가 이슈니 ‘이 주식’ 사라”… ‘뒤에서 2등’ 韓증시에 네티즌 ‘자조’ [넷만세]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4-09-19 16:50
수정 2024-09-1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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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튜브·이나은 테마 에이프릴바이오”
주식 투자 관련 無논리 글 온라인 화제
유머글이지만 “국장 비판하는 것” 공감
코스닥, 올해 세계 43개 지수 중 42위
‘전쟁 중’ 러시아 증시보다 수익률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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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거래를 마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5.39포인트 오른 2580.80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6.31포인트 오른 739.51에 장을 마무리했다. 2024.9.19 뉴스1
19일 거래를 마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거래일 대비 5.39포인트 오른 2580.80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6.31포인트 오른 739.51에 장을 마무리했다. 2024.9.19 뉴스1


“지금 주도주가 뭡니까? 바이오! 테마는 뭡니까? 곽튜브 이나은! 그러니까 에이프릴바이오라는 겁니다.”

19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주식·투자 게시판에 올라온 논리 없는 글 하나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밝힌 블라인드 이용자 A씨는 “국장(국내 증시)은 지금까지 역사를 보면 실적이나 밸류(내재가치)와 상관없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 기업의 주가는 장기적으로는 실적에 수렴한다는 ‘상식’에 비춰볼 때 A씨의 얘기는 허무맹랑한 주장일 뿐이지만, 최근 국내 증시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이 같은 주장도 쉬이 넘겨 들을 수만은 없다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한숨이 잇따른다.

이나은이 속했던 걸그룹 에이프릴과 코스닥 상장사 에이프릴바이오는 물론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A씨가 글을 쓴 이날 에이프릴바이오 주가는 전날보다 1950원(9.29%) 오른 2만 2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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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에서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후 언론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4년 반 만이다. 2024.9.18 EPA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에서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후 언론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4년 반 만이다. 2024.9.18 EPA 연합뉴스


에이프릴바이오의 강세는 최근 반도체 관련주들이 급락하는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주들이 미국 기준금리 인하 등에 대거 오름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코스피에서 전날 대비 5만 9000원(5.96%) 오른 104만 9000원을 기록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썼다.

그러나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2.02%)와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6.14%)는 나란히 약세를 보이며 반도체주 동반 하락을 주도했다.

네티즌들은 A씨의 유머 글이 얼마간의 ‘통찰력’을 갖고 있다며 국내 증시를 비판·자조하는 목소리를 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의 한 이용자는 “A씨의 글은 유머스러운 얘기지만, 한국 주식이 안 되는 근본 원인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내용”이라며 “한국 주식이 항상 도박판이어서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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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에이프릴바이오의 경우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우스갯소리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실적이나 명확한 호재·악재 등와 무관하게 급등·급락하는 주식들이 때때로 등장한다.

다른 펨코 이용자는 “국장 잡주들은 진짜 저렇게 굴러간다. 단톡방 주포가 ‘쏩니다. 따라오세요’ 하면 쭉 오르는 거고 ‘자, 이제 팝니다. 도망가세요’ 하면 쭉 떨어진다. 여기서 뒤통수 맞으면 망하는 거고”라며 ‘주식 리딩방’과 이를 추종하는 ‘묻지마 투자자’들을 비판했다.

주식시장에서의 비이성적 투자는 비단 국내 증시만의 얘기는 아니다. 세계 최초의 증권거래소가 설립된 네덜란드에서 17세기에 벌어진 ‘튤립 파동’ 이래 증시는 국가와 지역을 막론하고 버블(거품)이 커졌다 꺼지는 반복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최근 국내 투자자들의 박탈감이 유독 큰 것은 세계 여러 나라 증시가 상승장에 들어섰을 때도 좀처럼 오르지 않던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때문으로 보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 세계 43개 주요 지수의 연초 이후 수익률에서 코스닥은 -15.39%(지난 13일 기준. 해외 증시는 17일 기준)를 기록해 뒤에서 2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쟁 중인 러시아의 대표 주가지수 RTS(-11.78%)보다 낮은 것이다. 코스닥보다 낮은 수익률은 낸 지수는 중국의 선전종합지수(-16.18%)가 유일했다.

코스피(-3.01%)도 마이너스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지수는 17.42%, 대만 자취엔지수는 21.86%의 수익률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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