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정보 오차범위 커 악용가능성 낮아”
애플의 아이폰이 위치정보를 사용자 몰래 단말기와 메인서버에 저장해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반면 전문가들은 새삼스럽다는 듯 도리어 침착한 표정들이다. 스마트폰이 사용자의 이동경로를 수집했다는 건 이미 학계에서 널리 알려진 데다 모인 위치정보의 오차범위가 넓기 때문에 범죄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작다는 이유 때문이다.아이폰 등 애플의 iOS 운영체제 기반 제품들이 위치 정보를 수집한다는 사실은 지난해 12월 하와이에서 열린 ‘제44회 시스템과학 학회’에서 발표됐다고 미 정보기술(IT)전문지인 ‘PC월드’가 전했다. 학회에 당시 제출된 논문에는 아이폰 사용자의 수개월간 이동경로를 담은 비밀파일인 ‘consolidated.db’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알래스데어 앨런과 피트 워든이 지난 20일 같은 파일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때보다 4개월 앞선 시점이다. PC월드는 “연구 내용이 지난해 12월 출간된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의 연구서에도 담겼지만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것도 아니어서 대중적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말했다.
IT 보안업계 전문가들은 앞서 미 수사기관들이 아이폰에 사용자 위치 정보를 기록한 비밀파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수사에 광범위하게 활용해 왔다고 미국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뉴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아이폰 등 애플의 모바일 기기의 사용자 위치정보 추적이 최근 뉴스거리가 되고 있지만 수사 관계자들에게는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폰을 통해 수집된 이동 경로가 사용자의 사생활을 속속들이 캐내기에는 부족한 내용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위치정보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얻지 않고 해당 스마트폰이 접속한 이동통신 기지국의 위치를 기반으로 알아내는 것이어서 정확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PC월드는 “기지국 위치를 통해 알아낸 이동경로는 오차범위가 1~2마일(1.6~3.2㎞)은 족히 되기 때문에 쓸모없는 정보일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사용자가 어디에 머물렀는지 대략적인 지역 정도만 파악할 수 있을 뿐 건물 등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기에는 미흡한 정보라는 해석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1-04-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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