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IT대전] 애플, ‘동반자’ 삼성 선공 왜

[삼성-애플 IT대전] 애플, ‘동반자’ 삼성 선공 왜

입력 2011-10-24 00:00
수정 2011-10-24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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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비용 물어줘도 남는 장사 판단…안드로이드 vs 애플 대리전 성격도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전쟁은 애플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아이폰 등의 핵심 부품(AP칩)을 공급하는 동반자 삼성전자를 적으로 돌렸을까.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무섭게 약진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견제하는 동시에 특허 기반을 확대하려는 애플의 전략이 숨어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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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대한 애플의 견제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강하면 공격받는다’는 철칙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갤럭시S 시리즈 등을 통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도약하지 않았다면 벌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2700만대 정도의 스마트폰을 판매, 1710만대에 그친 애플 아이폰을 따돌리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시장점유율 역시 애플 아이폰은 지난해 3분기 17.4%에서 올 2분기 18.5%로 1.1% 포인트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9.3%에서 17.5%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한때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던 모토롤라는 구글에 인수당했고, ‘천하’의 노키아도 휘청거리고 있다는 점과 대비된다.

김태윤 전국경제인연합회 미래산업팀장은 “애플은 갤럭시S나 갤럭시탭이 조기에 출시되는 것을 막고 자신들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라면서 “관련 소송에서 패소해 삼성전자에 갤럭시S 등의 판매 중단에 대한 비용을 물어주더라도 현금자산이 풍부한 만큼 ‘남는 장사’라고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카피캣’’이라는 이미지를 세계 시장에 알리는 마케팅 측면의 목적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안드로이드와 애플 간 운영체제(OS) 경쟁의 대리전이라는 시각도 상당하다. 한 IT업체 고위 관계자는 “영토를 확장해 나가는 안드로이드 OS 진영을 억누르기 위해 지금까지 수세적이었던 애플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OS의 대표로 싸우는 격”이라고 해석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특허 로열티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이 소송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통신 분야 표준특허를 사용하지 않고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만들 수 없다. 스마트폰 한 대에도 글로벌 업체들의 특허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만큼 양측이 한쪽의 ‘무조건 항복’을 이끌어 내는 ‘벼랑 끝 분쟁’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이 보는 이유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11-10-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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