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전자 자체 실적 전망에 투자자들 ‘실망’
연초부터 삼성전자, 애플, IBM, 인텔 등 글로벌 IT업체들의 ‘몸 낮추기’가 심상치 않다.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만 해도 실적 성장을 자신하던 IT업체들이 줄줄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자체 실적 전망(가이던스)을 내놓고 있다. 사실상 성장 정체를 시인한 것이다.
포문은 세계 최대 PC업체 IBM이 열었다.
IBM은 올해 연간 순이익이 주당 17달러를,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주당 18달러를 넘을 것으로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전망했다.
그러나 이는 시장 전망치인 주당 18.02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실망감에 당일 주가는 3.18% 하락했다.
이어서 애플이 시장 전망치(460억 달러)보다 낮고,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는 수준의 매출액 전망치를 내놨다.
애플이 이번 회계연도 2분기(2014년 1∼3월) 매출액 전망치로 420억∼440억 달러를 제시하자 주가는 당일 8%대로 하락했다.
올해 1∼3월 예상 매출액을 아이폰 판매 수량으로 환산하면 3천700∼3천800만대인데 이는 시장 기대치인 4천100만∼4천400만대에 훨씬 못 미친다.
조성은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이패드 선전에 따른 기대도 있지만, 이보다는 아이폰 판매 부진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아이폰 비수기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내 IT 대표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는 아예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올해 실적 흐름을 제시했고 LG전자는 올해 매출액 목표를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62조3천억원으로 제시했다.
LG전자는 소치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1분기에 스마트폰 사업부문의 마케팅비 부담이 예상되고 홈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도 비수기를 맞는다며 보수적인 1분기 실적 전망치를 제시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IT업체들의 보수적 실적 전망으로 IT업종 전반의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면서 “이들 업체의 실적 회복은 하반기부터나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