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상권’ 삼청동 다시 들썩인다

‘죽은 상권’ 삼청동 다시 들썩인다

심현희 기자
입력 2019-07-03 22:42
수정 2019-07-04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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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계의 애플’ 블루보틀 서울 2호점 내일 오픈

3~4년 전부터 상권 쇠락… 공실률 20%
“젊은층 유입 인구 늘고 매출 상승 기대”
‘블세권’ 영향 임대료 다시 상승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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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정식 오픈하는 서울 삼청동의 블루보틀 2호점 전경. 블루보틀코리아 제공
5일 정식 오픈하는 서울 삼청동의 블루보틀 2호점 전경.
블루보틀코리아 제공
‘커피계의 애플’로 불리는 블루보틀 서울 2호점의 5일 서울 삼청동 정식 오픈을 앞두고 인근 상권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5월 문을 연 서울 성수동 1호점이 젊은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블세권’(블루보틀 세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 최근 급격히 쇠락한 삼청동 상권도 이 카페를 중심으로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어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청동 상권은 3~4년 전부터 ‘죽은 상권’이라는 말이 나돌 만큼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의 직격탄을 맞았다. 고즈넉한 거리에 분위기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 등이 밀집해 한때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오갔지만,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몰려들고 가까운 곳에 비슷한 한옥 콘셉트를 가진 익선동이라는 대체 상권이 새롭게 떠오르면서 상권은 힘을 잃어 갔다. 자영업자들은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삼청동을 하나 둘씩 빠져나갔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말 삼청동의 공실률은 약 20%로 서울 평균 공실률의 2.5배에 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블루보틀이라는 ‘힙플레이스’가 들어서기로 하면서 침체됐던 상권 분위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2호점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정독도서관 사이 삼청동 초입에 자리한다. 5년째 삼청동에서 펍을 운영하고 있는 A(39)씨는 “젊은층이 특히 선호하는 블루보틀 2호점이 오픈하면 유입 인구가 늘어날 것이 분명해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셜티 커피를 다루는 카페의 원조 격인 블루보틀은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로컬 카페로 시작해 샌프란시스코, 뉴욕, 일본 도쿄, 교토에 매장 75개를 갖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다. ‘커피 공룡’ 네슬레가 2017년 블루보틀의 지분 68%를 약 4억 2500만 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할 정도로 최근 브랜드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삼청동 자영업자들이 블루보틀 효과를 기대하는 건 성수동 1호점이 대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1호점은 오픈한 지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비를 과시하는 2030 트렌드 세터들의 필수 코스가 되면서 ‘블세권’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다. 6개월 전 블루보틀 1호점에서 80m 떨어진 곳에서 레스토랑 사업을 시작한 B(29)씨는 “카페 오픈 이후 손님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주춤한 삼청동 임대료가 블루보틀 때문에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삼청동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C(43)씨는 “장사가 잘되면 좋겠지만, 내년 (임대)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데 블세권 영향으로 임대료가 오를 것 같아 걱정”이라며 “카페의 반짝 효과보다는 이 기회에 삼청동이라는 동네의 매력이 다시 주목을 받아 ‘꾸준한 상권’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9-07-0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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