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부터 조심스레 시동 켠 현대·기아차… 美·印은 기약 없는 셧다운

유럽부터 조심스레 시동 켠 현대·기아차… 美·印은 기약 없는 셧다운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20-04-14 22:20
수정 2020-04-1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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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체코·슬로바키아 공장 조업 재개
수요 절벽’ 지속… 정상화 수준엔 못 미쳐
美 앨라배마 두 차례 연장… 한 달째 휴업
印 검사 인프라 부족… 봉쇄령 연장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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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자동차 수출 물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8일 현대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울산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자동차 수출 물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8일 현대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울산 연합뉴스
중국 공장을 제외하고 모두 문을 닫았던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 완성차 공장이 유럽에서부터 희미하게나마 정상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확진자 수가 60만명에 육박한 미국과 국가 봉쇄령이 내려진 인도에서는 공장 휴업이 하염없이 길어지고 있다.

14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 13일(현지시간) 가동 중단 2주 만에 조업을 재개했다. 일단 평소 3교대로 돌아가던 공장을 1교대로 운영하며 ‘부분 가동’에 나섰다. 현대차 측은 “일단 17일까지 가동한 뒤 조업을 지속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3일부터 휴업에 돌입한 현대차 체코 노쇼비체 공장은 3주 만인 14일부터 생산을 재개했다. 같은 날 가동을 멈춘 기아차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은 지난 6일부터 일찌감치 재가동에 돌입했다. 특히 슬로바키아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날 오전 9시 기준 742명(사망 2명)으로 다른 유럽 국가와 비교해 코로나19 피해가 덜한 편이다. 하지만 유럽 현지에 자동차 ‘수요 절벽’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공장 가동률이 정상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터키 이즈미트 공장은 재가동 시점을 13일에서 20일로 일주일 늦췄다.

반면, 미국과 인도의 상황은 개선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악화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 1명씩 나온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은 재가동 시점을 두 차례 연장한 끝에 일단 다음달 4일로 정했다. 지난달 18일부터 쉬었으니 총 휴업 기간은 한 달을 훌쩍 넘겼다. 기아차 미국 조지아 웨스트포인트 공장은 이달 27일 재가동 예정이지만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 휴업일은 언제든지 더 길어질 수 있다.

인도의 현대차 첸나이 공장과 기아차 아난타푸르 공장의 ‘셧다운’(가동 중단)도 더 길어지게 됐다. 인도 정부가 이날로 끝날 예정이던 국가 봉쇄령을 다음달 3일까지로 연장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인도 공장의 총 휴업 기간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 달을 넘기게 됐다. 세계 2위 인구 대국인 인도는 진단키트 등 코로나19 검사 인프라가 부족해 확진자가 뒤늦게 폭증하고 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2020-04-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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