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6조 6000억 영업익
연간 15조 반도체 적자서 흑자 전환?
낸드 회복세…AI 반도체 수요 급증
HBM 반전 노리며 ‘AI 가속기’ 개발
반도체 적자 늪에서 탈출했나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 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31.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6조 5700억원)보다도 많다. 사진은 이날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5일 공시한 1분기 잠정실적을 보면 매출은 71조원, 영업이익은 6조 6000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6402억원)과 비교하면 10배 차이가 난다. 전례 없는 침체로 실적이 고꾸라졌지만 반도체 시장이 다시 살아나면서 실적이 급반등한 것이다.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은 오는 30일 1분기 실적 발표 때 공개될 전망이지만 전체 영업이익 규모를 봤을 때 반도체(DS)부문도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1월부터는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기조로 돌아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출장 중 테슬라 사이버트럭 시승을 마치고 차량에서 내라고 있는 경계현(왼쪽)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 경계현 사장 SNS
낸드도 감산, 재고 축소, 수요 증가에 힘입어 상반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낸드 평균판매단가(ASP)가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13~18%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24 판매 증가, 프리미엄 TV·고부가 가전 판매 확대로 디바이스경험(DX)부문 수익성도 개선되면서 이제 비메모리 쪽 실적 개선이 가장 큰 관심사가 됐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 1위인 TSMC와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의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회사 측은 첨단 공정 개발을 지속하면서 인공지능(AI) 가속기 등 빠르게 성장하는 응용처 수주 확대로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경 사장은 주총에서 “메모리 처리량을 8분의 1로 줄이고 8배의 파워 효율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인 마하1 AI 인퍼런스(추론) 칩은 혁신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반도체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에서도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D램 칩을 12단까지 쌓은 5세대 HBM인 HBM3E를 양산하고, 올해 HBM 출하량도 지난해 대비 최대 2.9배로 늘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