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MBK, 中자본 등에 업고 약탈적 M&A”

고려아연 “영풍·MBK, 中자본 등에 업고 약탈적 M&A”

박성국 기자
입력 2024-09-24 17:49
수정 2024-09-2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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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후 첫 기자회견

“주주들, 투기자본서 회사 지켜 달라”
MBK “중국에 매각하는 일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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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중(왼쪽 세 번째) 고려아연 부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비롯한 회사 주요 임직원이 24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영풍과 MBK파트너스를 겨냥해 “기술 유출·기술 약탈 투기 자본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장환 기자
이제중(왼쪽 세 번째) 고려아연 부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비롯한 회사 주요 임직원이 24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영풍과 MBK파트너스를 겨냥해 “기술 유출·기술 약탈 투기 자본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장환 기자


“지난 50년간 고려아연의 모든 실적과 미래를 위한 비전은 현 경영진과 기술자들, 그리고 모든 임직원이 함께 이룬 것입니다!”

고려아연의 이제중 부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4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과 75년간 동업해 온 영풍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연합해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 경영권에 대한) 약탈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국민과 주주들이 약탈적 투기 자본으로부터 (회사를)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차지할 경우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고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은 저하될 것”이라면서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은 이번 적대적 M&A를 결사코 막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풍이 지난 13일 MBK파트너스와 연합해 고려아연의 경영권 공개 매수를 선언한 이후 고려아연 측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5년 입사해 40년간 온산제련소 성장을 이끈 엔지니어 출신 이 부회장을 포함해 고려아연 20여명의 핵심 기술 인력들이 주축이 됐다. 특히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의 장형진 고문을 향해 “영풍 석포제련소의 경영 실패로 환경 오염과 중대 재해를 일으켜 국민에게 빚을 졌으면서도 투기 자본과 손잡고 고려아연을 노리고 있다”면서 “50년 동안 고려아연을 세계 최고 비철금속 기업으로 만들어 온 우리 임직원들의 노고를 당신(장 고문)은 뭘로 보고 있느냐. 부끄럽지도 않으냐”며 날을 세웠다.

이 부회장은 “장 고문이 석포제련소의 폐기물 보관장에 있는 카드뮴 등 유해 폐기물을 고려아연에 떠넘겨 고려아연을 영풍의 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들려고 해 왔다”며 폭로성 주장도 내놨다. “영풍 경영진은 매년 고려아연으로부터 막대한 배당금을 받아 고려아연 주식 매입에만 집중할 뿐 석포제련소 정상화에는 관심이 없다”고도 했다.

한편 MBK 측은 고려아연을 인수한 후 중국 자본에 매각할 것이라는 이 부회장 측 주장에 대해 “대한민국 구성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투자 활동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2024-09-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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