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개월만에 1조4000억 이익 통신비 내려라

[사설] 3개월만에 1조4000억 이익 통신비 내려라

입력 2011-05-09 00:00
수정 2011-05-09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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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3대 통신사가 올해 1분기에 무려 1조 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KT의 이익은 61.7%, SK텔레콤은 29%나 늘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4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뒤집어보면 소비자의 통신비 지출이 그만큼 늘어 가계 부담이 커진 것이다. 한마디로 가계의 통신비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의 논의가 헛바퀴를 도는 사이 통신사들은 통신 시장을 쥐락펴락 과점(寡占)하면서 스마트폰 보급의 급증 등에 힘입어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있는 형국이다.

통신업계의 행태를 보면 자율적인 가격 인하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통신사들은 올해부터 국제회계기준 적용에 따라 자회사의 영업이익이 본사 회계장부에도 포함됨으로써 실적이 크게 상향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스마트폰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 및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있다. KT 등 3사는 지난 2월 과열경쟁의 자제와 함께 마케팅 비용을 1조원가량 줄이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반면 지난해 1분기 152만명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가입자는 지난 3월 10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연말에는 2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요금 체계는 값비싼 초창기 그대로다. 통신사 논리대로라면 엄청나게 커진 시장에서 수익을 거둬들이는 일만 남은 것이다.

정부는 이른 시일 안에 통신요금의 인하가 이뤄지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 4·27 재·보궐선거 이후 치솟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친서민정책이 따로 없다. 가계의 통신비 비중은 7.09%로 식사비 12.38%, 학원비 7.21%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가계 월평균 통신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지난해 13만 6682원에 달했다. 통신요금 인하를 이끌기 위해 원가 등 경영 수치의 공개도 검토해볼 만하다. 문자서비스 무료화도 한 방안이다. 통신업계는 제 이익만이 아닌 소비자들의 이익도 되돌아봐야 한다. 요금 결정 과정에서 담합 의혹마저 사고 있지 않은가. 통신업계는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질 때 새로운 시장 개척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11-05-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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