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직업선호도 1위/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직업선호도 1위/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입력 2012-01-12 00:00
수정 2012-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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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인원 수도 많고 임금과 근로조건이 공무원과 비슷해 국가 간 중하위 전문직 비교지표로 자주 활용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0개 회원국과 6개 비회원국의 교육 관련 지표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그 나라의 공무원과 전문직의 임금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국제 비교가 가능한 2007년 통계를 기준으로 하면 우리나라 국공립 중학교 15년 경력의 교사 임금은 1인당 국민소득(GNI·2016만원)의 2.2배다. 비슷한 경력의 공무원 임금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대표적인 복지국가로 꼽히는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는 같은 경력의 교사가 각각 0.9배, 1.13배, 1.12배, 0.68배를 임금으로 받는다. 다른 선진국도 별반 차이가 없다. 미국은 0.97배, 영국과 프랑스는 각각 1.26배, 1.04배이다. 교사 임금이 다소 높다는 일본과 독일도 1.45배, 1.69배이다. OECD 회원국 평균은 1.23배이다.

우리나라 교사와 공무원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임금으로 따지자면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같은 돈으로 우리나라보다 2배나 많은 교사를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교사나 공무원이 직업선호도에서 항상 윗자리를 차지한다. 지난해 10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미혼남녀 직장인을 상대로 조사한 배우자 선호도에서도 남성은 배우자로 교사를, 여성은 공무원을 가장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의 고교생 2156명과 학부모 18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진로교육 현황 조사에서도 고교생들이 선호하는 직업으로 교사에 이어 공무원을, 학부모 역시 공무원에 이어 교사를 꼽았다고 한다.

올해 서울과 경기도에서 명예퇴직을 신청한 교사들이 지난해에 비해 각각 25.6%, 44.7% 늘어나면서 교권 추락이 명예퇴직 증가의 원인인 양 요란을 떤 적이 있다. 하지만 직업 선호도에서 드러났듯 교사 희망자는 넘쳐나고 있다. 교육전문가로 자처하는 이들은 광범위하게 확산된 고용 불안이 고교생조차 교사나 공무원과 같은 안정 직장을 선호하는 분위기를 낳은 게 아니냐는 진단 결과를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 미래에 대한 도전의식이 사라지고 있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다. 이들은 과연 교사 임금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우리나라 교사는 선진국보다 2배나 나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 것일까. 고교생이나 학부모들은 알고 있는 것 같다.

우득정 수석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2012-01-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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