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어떻게 표결 결과를 뒤집을까요?/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CEO 칼럼] 어떻게 표결 결과를 뒤집을까요?/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입력 2012-12-17 00:00
수정 2012-12-17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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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회의의 표결에서 아버지 쪽이 진 적이 있었는데, 회의가 끝난 후 표결에 진 사람들이 와서는 ‘어떻게 결과를 뒤집을까요?’라고 물어 이를 나무라신 일을 평생 얘기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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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연세대 설립자의 증손자인 피터 언더우드(한국명 원한석)씨가 아버지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 2세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한국인의 행태를 지적한 인터뷰 내용이다.

한국에서는 다수결로 하기로 해놓고 막상 그 결과에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우리는 주위에서 이런 경우를 생각보다 많이 겪는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조합사업의 경우 소수의 불만세력이 다수의 의사를 가로막아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피해를 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다수결로 정하자고 해놓고 최종 결정이 난 뒤 승복하지 않는다면 다수결을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외국인들과 비즈니스를 하면서 그들의 토론, 비판 문화에 놀라곤 한다. 회의에서는 목에 핏대를 세워 가며 주장과 반박을 거듭하다가도 중간에 쉬는 시간에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담소하고, 다시 회의에 들어가면 열띤 토론에 나선다. 어떨 때는 막무가내 주장을 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지켜야 할 선은 아슬아슬하게 지킨다. 아주 막가는 인신공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커피 한 잔 정도는 같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다수결에 따르기로 했다면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수에 의해 결정된 것에 깨끗이 승복하고 따라 줘야 한다. 그래야만 누구든 자신이 이겼을 때 제대로 그 결과를 누릴 수 있다. 우리도 토론 문화, 다수결에 따르는 문화를 하루빨리 정착시켜야 한다.

이틀 뒤면 대통령이 선출된다.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호를 이끌어 갈 선장을 뽑는 일이다. 그 결과에 따라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대선 결과 발표 후가 더 중요하다. 네거티브 선거 전략의 후유증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대선과정에서 서로에게 흠집을 내고 다퉜던 것에서 한 단계 승화해 대한민국의 장래를 위해 긍정의 힘으로 거듭나야 한다.

긍정의 힘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에이즈는 불치병이 아니라 만성질환이 됐고, 사망선고로 여겼던 암 환자의 생존율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화석 에너지가 고갈돼 에너지 위기가 온다고 했는데 전 세계가 향후 6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셰일가스(Shale Gas)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모래와 진흙이 쌓여 단단하게 굳은 탄화수소가 퇴적암(셰일)층에 매장되어 있는 가스로 최근 채굴 기술의 발달로 생산 단가가 낮아지면서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새로운 리더가 선출되면 이제 좌초 위기에 있는 주택시장도 기본적인 문제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 잘 해결할 것으로 믿어 보자. 이번 대선 주자들이 주택·부동산 정책을 기대보다 작은 비중으로 다뤘고 뭔가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주택·부동산 정책이 민생경제 살리기의 핵심과제이므로 임기 내내 중점과제로 다뤄야 할 것이다.

새 리더는 소수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상대방의 공약까지도 통 크게 수용해야 한다. 투자은행의 활성화, 분양가 상한제의 폐지,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 등 진영논리에 의해 막혀 있는 정책들도 면밀히 살펴서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주택·부동산 경기 활성화는 국민 경제가 성장하고, 서민 일자리가 늘어나고, 내수가 살아나 세수가 늘어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준다. 민생 경제가 파란불을 켜고 순항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그 선택은 우리의 선택이므로 그의 리더십을 따르도록 하자. 비록 개개인의 생각과는 다른 리더십이라 할지라도. 새 대통령은 부정적 의식이 가득 찬 우리 사회에 긍정의 힘을 한껏 불어넣어 줬으면 한다. 이 긍정의 힘으로 근본적인 주거정책의 문제점이 해결돼 전 국민의 삶이 나아지기를 기대한다.

2012-12-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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