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시냇가 모래밭에 손가락으로 쓴 시/신위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시냇가 모래밭에 손가락으로 쓴 시/신위

입력 2019-05-02 22:04
수정 2019-05-0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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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가 모래밭에 손가락으로 쓴 시 / 신위

수레 대신 천천히 걸어 꽃을 찾아 나서네

황씨네 넷째 딸 집에 꽃이 막 피어나네

시 쓰겠노라 종이와 붓 찾지 말게

시냇가 모래밭에 손가락으로 써 나가리니

尋花緩步當經車

黃四孃家花發初

覓句不須呼紙筆

溪邊怡好細沙書

-

추사의 절친 자하 신위의 시입니다. 꽃 핀 세상 이곳저곳을 걷다 문득 마주한 모래밭 위에 손가락으로 한 구절의 시를 쓸 수 있음이 얼마나 따뜻하고 우아한 일인지요. 남쪽 바닷가 마을에 꽃들 지천으로 피어납니다. 마음만 먹으면 손가락으로 시 한 구절 남길 모래밭 찾을 수 있습니다. 마음 어두운 당신, 오월엔 당신의 영혼을 위로할 작은 모래밭 하나를 찾아 길 떠나는 것 어떻겠는지요. 꽃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일, 오월의 기쁨 아니겠는지요. 산밭에 바람 불고 흰 보라 무꽃들 나비 부르는 시간에 씁니다.

곽재구 시인

2019-05-0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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