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이야기] 최고의 우주쇼, 개기일식/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별별 이야기] 최고의 우주쇼, 개기일식/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입력 2019-07-01 22:28
수정 2019-07-0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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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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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달, 지구가 일직선으로 있으면 지구의 일부 지역에서 달 때문에 태양의 일부 또는 태양면 전부가 보이지 않는 일식현상이 나타난다.

일식은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과 태양의 일부분만 가리는 부분일식으로 구분한다. 부분일식은 잠시 주변이 약간 어두워졌다가 금세 밝아지기 때문에 간혹 일식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개기일식은 전혀 다르다. 개기일식은 태양 전부가 달에 가려지기 때문에 태양의 밝은 빛은 모두 달에 가려지고 평소에 보지 못한 태양의 바깥쪽 대기인 코로나를 볼 수 있다.

태양-달-지구는 한 달에 한 번씩 일직선으로 놓인다. 그럼에도 일식과 월식이 한 달에 한 번씩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태양을 공전하는 지구의 공전궤도 면과 지구를 공전하는 달의 공전궤도 면이 약 5도 기울어져 있어서 이들이 공간적으로 일직선에 놓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지구상에서 개기일식은 대략 2년에 한 번 정도, 좁은 지역에서만 관측할 수 있으며 일식이 발생하는 시간도 3분 내외로 매우 짧다.

천문학자들은 2년에 한 번, 3분 정도만 드러나는 코로나의 정보를 얻기 위해 2년간 장비점검과 관측시험을 반복한다. 그렇게 조금씩 모아진 정보를 분석하고 연구해 우주의 신비를 하나씩 벗겨내고 있는 것이다.

개기일식에 앞서 약 2시간에 걸쳐서 부분일식이 일어난다. 태양의 밝은 부분이 점점 줄어들다가 마침내 찬란한 다이아몬드 링을 보이는가 싶은 순간 태양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쳐 나가는 코로나의 휘광이 보는 사람들을 황홀하게 만든다. 불과 몇 초 사이에 세상이 캄캄해지고 하늘에 푸른빛이 도는 코로나가 사방으로 휘광을 뿌리고 있으면 사람들은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렇게 너무도 짧은 3분이 지나면서 다시 한 번 다이아몬드 링이 만들어지고 순간적으로 세상은 다시 밝아진다. 이 모든 일들이 3분 내외에 이뤄지지만 여운은 평생을 가고도 남는다.

한국 시간으로 3일 새벽 칠레와 아르헨티나 지역에서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천문학자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태양 코로나가 보여 주는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먼 거리를 여행해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장소로 모인다. 일생에 한 번쯤은 하늘에서 펼쳐지는 이 최고의 우주쇼를 볼만하다. 각자 버킷리스트에 개기일식 관측 하나를 올리는 건 어떨까.
2019-07-02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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