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靑 회동서 밝힌 재계의 약속 지켜보겠다

[사설] 靑 회동서 밝힌 재계의 약속 지켜보겠다

입력 2011-01-25 00:00
수정 2011-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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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30대 그룹이 올해 113조 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보다 12.2% 늘어난 규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어제 이명박 대통령을 초청한 가운데 열린 ‘수출·투자·고용 확대를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서 국제 원자재값 불안 등 불투명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연구개발(R&D) 분야에 26조 3000억원을 쏟아붓는 등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복안도 밝혔다. 이같은 투자를 통해 지난해보다 1만여명이 많은 11만 8000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했다.

재계의 적극적인 투자 약속에 정부는 일단 만족한 듯이 보인다.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은 ‘산뜻한 출발’이라는 말로 반겼다.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은 이 대통령의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어디까지나 기업 자율로 풀어야 할 문제다. 대기업이 아무리 동반성장하고 싶어도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대기업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납품가 후려치기 등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는 등 중소기업이 기술 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절대 필요한 고급 인력을 쉽게 유치할 수 있도록 법적인 규제 완화와 함께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주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이러한 노력은 거을리한 채 정부와 대기업이 ‘네탓’ 공방만 되풀이해서는 상생의 해법이 나올 수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이나 최근 정치권에서 가열되고 있는 복지논쟁도 따지고 보면 양극화 심화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성장을 통한 복지 확대라는 선순환적 구조에 제동이 걸리고 부가 한쪽으로 치우치면서 촉발된 화두이다. 따라서 빼앗아 나눠주기식의 소모적 논쟁 수준을 넘어 선순환의 물꼬를 트려면 대기업이 먼저 ‘승자 독식’이라는 탐욕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회적 책임이라는 윤리 경영을 강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정치권도 글로벌 무한경쟁을 펼치고 있는 기업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 더 많은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격려해 주어야 한다. 그러자면 대기업은 어제 약속한 투자·고용 확대 약속부터 지켜야 한다.
2011-01-2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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