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원적 한·미동맹 시대와 살펴야 할 일들

[사설] 다원적 한·미동맹 시대와 살펴야 할 일들

입력 2011-10-15 00:00
수정 2011-10-15 00:2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3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관계를 다원적인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가기로 합의했다. 군사·안보 분야를 주축으로 했던 양국 동맹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계기로 경제분야로 확대해 한 단계 도약시킨다는 것이 두 대통령이 제시한 비전이다. 이 대통령은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통해 “1953년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통과된 바로 이 자리에서 2011년 한·미 FTA가 비준됨으로써 한·미 관계는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발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상존하고, 양국의 통상규모가 갈수록 커지며, 경제·금융 위기와 테러리즘,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동맹관계 강화는 우리 외교의 근간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과 정부는 정상회담에서 얻은 성과를 구체화하는 후속 작업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먼저 우리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을 받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이 대통령은 귀국 후 국회에 대한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본다. 또 피해를 보는 농가 등 한·미 FTA의 그늘에 놓일 국민을 보살피는 일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는 것과는 별개로 동북아 정세의 흐름을 살펴 외교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우리에게 남겨진 중요한 과제다.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 베이징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후진타오 주석 간의 사실상 중·러 정상회담이 열렸다. 후 주석은 “중·러의 포괄적·전략적 관계 진전을 이뤘다.”고 발표했다. 두 나라는 에너지, 금융, 농업 등의 분야에서 대규모 협정과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한층 돈독해진 관계를 과시했다. 특히 푸틴 총리가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달러화를 ‘기생충’이라고 비난한 것은 두 나라의 대미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방미 전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를 하면서 동북아에서 미국의 역할 확대와 중국 견제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청와대는 발언이 왜곡됐다고 해명했지만 중국 당국이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동북아 정세가 ‘한·미·일 대(對) 북·중·러’라는 냉전적 체제를 지속한다면 우리의 안보, 경제적 이익은 훼손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11-10-15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