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그린피스 간부 입국 거부 속좁은 것 아닌가

[사설] 그린피스 간부 입국 거부 속좁은 것 아닌가

입력 2012-04-04 00:00
수정 2012-04-04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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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마리오 디마토 동아시아사무총장 등 3명이 그제 인천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이들이 법무부가 지정한 ‘국익유해자’였기 때문에 절차대로 법을 집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14조에 따르면, 공공의 이익이나 안정을 해칠 위험이 있는 인물에 대해서는 법무부장관이 입국을 금지시킬 수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언제, 어느 기관이 입국 거부를 신청했는지는 해당 기관의 요청에 따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린피스 본부와 서울사무소는 입국 금지에 대해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에 반하는 목소리를 묵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린피스는 이번 한국 일정을 통해 한국판 탈핵 시나리오를 발표하고, ‘에스페란사호’라는 선박을 투입해 강원 삼척 등 신규 원전 건설지역에서 선상시위를 벌일 예정이었다고 한다. 설사 이들이 그런 문건을 발표하고, 시위를 벌인다고 한들 그것이 심각하게 우리 국익을 해치는 것인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또 이들의 시위에 영향을 받을 우리 국민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원전 강국 가운데 하나다. 원전 건설의 공기 단축과 가격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최근 몇 차례 사고가 있었지만 가동률도 세계 1위에 해당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베트남 등지에서 원전 수출을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원전에 찬성하는 목소리뿐만 아니리 반대하는 목소리도 포용할 수 있는 열린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 만일 이들이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인사들을 만나기로 한 것도 입국 거부의 이유 가운데 하나로 작용됐다면, 이 또한 옹졸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2012-04-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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