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판 흑색선전·비방 봇물… 유권자 옥석 가려야

[사설] 막판 흑색선전·비방 봇물… 유권자 옥석 가려야

입력 2012-12-15 00:00
수정 2012-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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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코앞에 두고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헐뜯는 흑색선전과 비방이 활개를 치고 있다. 박 후보가 억대의 굿판을 벌였다느니, 문 후보의 부친이 인민군이었다느니 하는 믿거나 말거나 식 마타도어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익명의 지지자들뿐 아니라 지명도 높은 인사들까지 흑색선전과 막말전에 앞을 다투는 형국이다. 엊그제엔 소설가 공지영씨가 트위터에다 한 여론조사기관 대표의 이름과 함께 “(새누리당에서) 5억원을 받았고, 박 후보가 당선되면 5억원을 더 받기로 했다.”는 내용의 글을 퍼 날랐다가 이 회사의 대표가 검찰 고발을 예고하자 글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배우 강만희씨는 박 후보 지원유세에서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를 겨냥해 “간신들은 죽여 버려야 한다.”는 막말을 쏟아내 결국 박 후보가 사과하도록 만들기도 했다.

대선 직전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현상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우리나라만의 일도 아니다. 그러나 18대 대선의 경우 그 도가 더욱 심한 모습이다. 두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데다, 엇비슷한 공약으로 인해 마땅히 각을 세울 만한 정책대결이 이뤄지지 않는 탓이 크겠으나 극단적인 진영 논리와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반민주적 사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선거의 특질 등이 이 같은 진흙탕 선거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두 후보 진영의 격한 대치도 이런 혼탁상을 부추기고 있다. 국정원 여직원 댓글 공작 논란에 있어서도 민주당은 여직원 차량을 고의로 들이받아 집 주소를 알아내는가 하면 취재기자를 폭행하는 등 상궤를 벗어난 행태를 보였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 측은 주거 침입과 감금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섰으나,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에 아르바이트생 7명을 두고 박 후보 지지 댓글달기를 하다 선관위로부터 검찰에 고발된 처지이고 보면 누굴 탓할 계제가 아닐 듯하다.

입만 열면 정치 쇄신을 외치던 여야의 이전투구에 말문이 막힌다. 안 전 후보조차 이런 판국을 못 본 척 제 할 말만 하고 다닌다니, 대체 그의 새 정치는 무엇인지 쓴웃음을 짓게 한다. 유권자 각자의 사리분별이 절실하다. 표심을 어지럽히는 자가 누구인지 가려내는 혜안으로 이 난장(場)을 헤쳐가야 한다.

2012-12-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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