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정은 1년’ 北, 국제 외톨이 자초 말라

[사설] ‘김정은 1년’ 北, 국제 외톨이 자초 말라

입력 2012-12-18 00:00
수정 2012-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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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에게 권력을 물려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지 어제로 1년이 됐다. 요즘 북한에서는 장거리 로켓 발사의 성공을 자축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고 한다. 김정은은 ‘은하 3호’ 발사장을 직접 찾아가 “아버지의 유훈을 빛나게 관철했다.”며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격려했다. 짧은 기간의 후계자 수업에 이은 권력 승계로 불안정하게 출발했던 김정은 체제가 이번 로켓 발사로 외형상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행보로 비쳐진다.

김정은이 공연에 미키마우스를 등장시키고 부인 리설주와 함께 공개시찰을 나섬으로써 개혁·개방 의지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킨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헛된 기대였음이 이번 로켓 발사로 증명이 됐다. 북한이 그동안 미사일 개발과 체제 선전을 위해 쓴 돈은 무려 2조 3000여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북한주민 전체를 2년 가까이 먹여 살릴 수 있는 돈을 엉뚱한 데 쏟아부은 꼴이다. 3대 권력세습자 김정은 역시 주민의 삶보다는 체제 유지에만 골몰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리 측이 경수로 건설과 수해 지원을 위해 보낸 건설장비들이 미사일·핵기지 건설에 쓰였다는 보도가 이를 말해준다. 인도적 차원에서 보낸 지원품까지 대량살상무기 제조에 쓰인다면 앞으로 누가 망설임 없이 북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 수 있겠는가. 우리와 주변국들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핵 개발로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외톨이를 자초하는 일이다. 부디 김정은 체제는 내년에는 민생경제 분야에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혹여 3차 핵실험까지 강행함으로써 이를 지렛대로 국제사회와의 거래에 나서겠다는 심산이라면 일찌감치 접는 게 옳다. 김정은이 진정으로 권력기반을 다지고 싶다면 무모한 도발로 국제사회를 겁박할 것이 아니라 추위 속에서 배 곯는 주민들을 위해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

2012-12-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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