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하위권 평가받은 대형병원 응급실

[사설] 최하위권 평가받은 대형병원 응급실

입력 2015-09-17 18:06
수정 2015-09-1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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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종합병원들의 응급실이 국민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불거진 응급실의 과밀현상 등 응급의료체계의 대대적인 손질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어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서 공개된 ‘2014년 응급의료센터 평가결과’에 따르면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상 가나다순) 등 이른바 서울지역 ‘빅5’ 상급 종합병원의 응급실이 모두 최하위권에 그쳤다.

온 국민이 믿고 찾는다는 서울대병원은 전국 권역별 응급의료센터 20곳 가운데 17위에 불과했다. 또 민간병원 가운데 가장 수준이 높은 것으로 인식돼 온 병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120개 지역센터 중에서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은 111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108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105위, 삼성서울병원 104위 등 모두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물론 이번 평가는 의료 기술의 평가라기보다 응급실의 병상포화 정도에 치중됐지만 여러모로 국내 최고수준의 병원으로 알려진 곳이라 실망감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국내 의료수준이 선진 외국에 비해 결코 모자라지 않는다고 믿었던 국민들과 이 같은 믿음을 바탕으로 의료관광에 매진해왔던 많은 자치단체 및 의료계 종사자들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응급실의 과밀현상은 올봄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지적됐다.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로 구성된 당시 합동평가단은 “대형 병원들의 응급실과 병실이 너무 붐볐던 것이 메르스 확산의 주요 원인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응급실의 포화 정도는 서울대병원이 175.2%, 삼성서울병원 133.2%,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110.8%,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105.5%, 서울아산병원 103.8% 등 모두 100%를 넘었다.

이 같은 현실은 일반 중소병원을 믿지 못하는 환자들 탓도 있겠지만, 의료수준이 높은 대형 종합병원들이 서울에 집중된 쏠림현상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정부는 권역별 거점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지역의 유수 종합병원들이 우수한 인력과 장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재정적인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 대형 종합병원에 입원하려고 응급실부터 찾고 보는 관행을 없앨 수 있는 진료체계의 개선 작업도 추진해 나가야 한다.
2015-09-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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