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지하의 비극 다신 없도록 철저 대비를

[사설] 반지하의 비극 다신 없도록 철저 대비를

입력 2023-06-27 00:37
수정 2023-06-27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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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철 농촌진흥청 차장이 26일 전북혁신도시 농촌진흥청 재해 대책상황실에서 ‘중앙 - 지방 농촌진흥기관 장마 대비 재해대책 추진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종철 농촌진흥청 차장이 26일 전북혁신도시 농촌진흥청 재해 대책상황실에서 ‘중앙 - 지방 농촌진흥기관 장마 대비 재해대책 추진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에서 동시에 시작된 장맛비가 예사롭지 않다. 장마 첫날인 어제까지 제주에는 200㎜, 호남과 경남에는 80㎜의 많은 비가 내렸다. 거센 바람이 몰아치기도 했다. 올해는 이미 엘니뇨 영향 등으로 예년보다 많은 비가 예고된 데다 지난해 장마로 인한 상처가 제대로 복구도 안 된 상태라 더욱 걱정이다. 상습 침수지역 주민들은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 듯 불안하기만 하다.

서울에선 지난해 115년 만의 기록적 폭우(시간당 160㎜)로 반지하에 살던 발달장애인 가족 3명이 참변을 당했다. 강남역 일대는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해 차량 1만여대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한 달쯤 뒤 포항에서는 태풍 힌남노의 기록적 폭우(509.5㎜)로 한 아파트 주민 7명이 주차장에 갇혀 목숨을 잃었다. 포항제철소는 창사 이래 처음 쇳물 생산을 중단해야 했고, 무려 135일 동안 정상 가동을 못 했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에서 벌어진 폭우 피해라기엔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이다.

정부와 서울시 등이 지난해 반지하 주택 해소, 물막이 판 설치, 빗물 배수터널 건설 등의 대책을 내놓긴 했으나 여전히 진행형이다. 침수방지시설 설치는 서울이 55%, 인천이 44%, 경기도가 12%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빗물배수터널은 2027년에야 완공될 예정이다. 복구나 대책의 추진 속도가 느리기는 포항시 등 대부분의 지자체가 엇비슷하다.

태풍이나 기록적 폭우 등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라 해도 대비만 제대로 한다면 피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경보 및 대피 시스템을 적시에 가동해 인명 피해를 줄이고 위험지역 통제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부주의나 과실로 인한 인명 피해만큼은 없어야 한다. 철저한 대비만이 비극을 막을 수 있다.
2023-06-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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