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3세력 자가당착 드러낸 이낙연·이준석 결별

[사설] 제3세력 자가당착 드러낸 이낙연·이준석 결별

입력 2024-02-20 23:30
수정 2024-02-2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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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 결별 선언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 결별 선언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신당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개혁신당과의 통합 선언 11일 만인 어제 합당 철회를 선언했다. 이 공동대표는 “합의가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됐다”며 “통합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통합 선언 이후 이준석 공동대표와의 권한 조정, 특정인에 대한 입장·공천을 둘러싼 이견 등으로 끊임없이 내홍을 겪더니 끝내 결별을 택한 것이다. 중도층 표심을 잡겠다며 제3지대를 표방하고 출범한 신당이 정치권의 고질적 구태를 답습하다 분열하는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개혁신당의 출범 과정은 잡음의 연속이었다. 내내 주도권과 노선 갈등에 시달렸다. 류호정·배복주 등 정의당 출신 인사들의 정체성 논란이 이어진 데다 총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공천 기구도 꾸리지 못했다. 거대 양당의 독점적 정치 구도를 깨겠다면서 변변한 공약도 내놓지 못했다. 그러더니 그제 총선 선거운동과 정책 결정 권한을 이준석 대표에게 위임하는 안건이 의결되자 이낙연 대표측이 개혁신당에서 이탈을 결정한 것이다.

개혁신당은 정체성이 다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탈당 세력이 총선을 앞두고 의기투합한 모양새라 순항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럼에도 거대 양당에 실망한 국민이 적지 않은 터라 이견을 조율해 가면서 중도층 요구에 부응할 것이란 기대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총선용 이합집산’이란 그간의 비판을 재확인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이낙연 대표는 통합 전의 ‘새로운미래’ 대표를 맡아 총선을 치를 전망이다. 지지층 이탈에 다급해져 합의 원칙마저 저버린 이준석 대표의 책임이 보다 커 보이지만 이념과 가치를 무시한 채 몸피만 불리려 한 무원칙의 통합이 빚은 자가당착이라 하겠다. 어느 한 구석 개혁과 새 정치가 보이지 않는다.
2024-02-2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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