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선배놈 후배님/김성호 논설위원

[길섶에서] 선배놈 후배님/김성호 논설위원

입력 2010-02-25 00:00
수정 2010-02-25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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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 치고 가재도 잡고. 나 좋고 너도 좋은 윈·윈만 있다면야 오죽 좋을까. 이 축 빼서 다른 축을 쌓아야 하고, 도 아니면 모가 흔한 일인데. 넘치고 모자라기 일쑤인 세상. 한 눈 지그시 감고 넘기는 게 우리네 보통살이다.

“삼촌놈” “조카님” 옆 테이블, 탁배기 사발을 사이에 둔 기분 좋은 실랑이가 흥미롭다. 귀동냥으로 넘겨짚은 20년 터울 연하삼촌과 연상조카의 토닥거림. 뭘 그리 잘못했는지 자꾸 꾸짖는 50대 조카의 말 끝마다 붙는 “이 삼촌놈아.” 추임새. 질세라 응수하면서도 깍듯한 30대 연하삼촌의 “조카님” 후렴. 촌수 연령의 엇갈림 속에 이어지는 대화가 어찌 그리 구수한지.

“선배 놈” “후배님” 어젯밤의 관계가 그랬다. 도통 연락도 않는 ‘선배놈’ 얼굴 한번 보자고 ‘후배님’이 일부러 찾아왔단다. 달아오른 취기를 무기삼아 쏟아내는 투정 반 나무람 반, 후배의 성토. 가시방석의 어색함이 싫지 않은 게 왠지 묘했다. 삼촌놈이면 어떻고 선배놈이면 어떤가. 정만이라도 보듬고 챙겨 가야지.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2010-02-2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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