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복(福)/허남주 특임논설위원

[길섶에서] 복(福)/허남주 특임논설위원

입력 2011-07-20 00:00
수정 2011-07-2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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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많으시네요.” 도로가 녹아 내릴 것 같은 폭염에 부딪치듯 가깝게 지나가는 사람을 피했더니 뜻밖의 말이 귀에 꽂힌다. “도를 아십니까?”라고 묻는 줄 알았는데 덕담이라니. 정말 깜짝 놀랐다. 느닷없이 사랑 고백을 해서 당황케 했던 전화번호 안내원들이 “반갑습니다. 고객님”으로 인사말을 바꿨듯 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말문을 여는 참신한 방법을 찾아 나선 것일까. 복이 많다고? 잘 모르겠다. 글쎄?

약한 장애를 가졌지만 엄마의 눈에서 눈물깨나 흘리게 했던 5살 난 아이가 자기보다 더 불편한 사람들을 보면서 말했다던가. “나는 참 복이 많구나.” 아이가 어떻게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젊은 엄마가 덧붙였다. “정말 제가 복이 많은가 봐요. 우리 딸에게 네가 더 많이 불편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조금 아픈 것이라고 말할 때면 그것을 느껴요. ”

사람만큼 아름다운 존재도 없다는 행복감이 전해진다. 복이 많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투정부린 것, 오늘부터 취소다. 아니 지금부터 취소다.

허남주 특임논설위원 hhj@seoul.co.kr

2011-07-2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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