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낙산/서동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낙산/서동철 논설위원

입력 2013-04-02 00:00
수정 2013-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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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학로 뒷산인 낙산은 지명의 유래를 두고 몇 가지 설이 있다. 낙타를 닮아 낙타산이라고 불리다 낙산으로 굳어졌다는 주장이 일반적이지만, 조선시대 소의 젖을 짜서 신하들에게 나눠주던 타락색(駝酪色)이라는 목장이 있어 타락산이 됐다는 이야기도 그럴싸하다. 하지만 한양 도성의 우백호인 인왕산(仁旺山)은 부처의 수호신인데, 좌청룡은 낙타나 소젖이라니 싱겁다.

우연히 낙산 동남쪽 기슭 창신동의 안양암에서 화강암 절벽에 새긴 관음보살을 봤다. 불교에서는 관음보살이 인도 남쪽 바닷가의 포탈라카에 살고 있다고 가르친다. 포탈라카를 음역한 보타락가(補陀洛迦)를 흔히 보타산, 타락산, 낙가산, 낙산이라고 부른다. 1909년 조성한 안양암의 관음보살은 옛 사람들이 서울의 낙산 역시 양양 낙산사와 같은 관음의 상주처로 여겼음을 알려준다. 안양암은 지금 한국미술박물관의 사찰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 안양암과 마애 관음보살의 상징성이 대표적 달동네의 하나인 창신동을 문화적으로 재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3-04-0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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