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매미/정기홍 논설위원

[길섶에서] 매미/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3-08-07 00:00
수정 2013-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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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 끝에 된더위가 왔나 싶었는데, 불청객이 하나 더 생겼다. 매미떼다. 얼마 전에 “매미소리가 시끄러워 운동 코스를 옮겼다”는 이의 말을 듣고 피식 웃어넘겼다. “고작 매미소리에 그리 예민해서야….” 웬걸, 며칠간 매미소리를 겪어 보니 그 시끄러움이 보통을 훨씬 넘어선다.

매미소리가 ‘여름연가’로 들리지 않은 지 오래지만 올해는 유독 드세다. 그도 생물인지라, 긴 장마에 목놓아 울지 못해 애간장이 탔던 것일까. 가장 시끄러운 왕(말)매미의 울음은 80~90dB(데시벨)로, 대형트럭이 지나는 소리 정도란다. 주택가의 낮 소음기준치가 65dB이고, 낮의 층간소음 상한이 58dB이니 음높이가 꽤 높은 편이다. 아프리카에는 기차소리와 비슷한 106~109dB로 울어대는 매미도 있단다.

매미 울음은 수컷이 암컷을 유혹하는 사랑의 소리라고 한다. 울음이 그들 누리의 ‘속삭임’이겠지만, 가뜩이나 전력난을 겪고 있는 올해 한여름 더위 먹은 나에겐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가치다. 슬프게도 ‘여름 전령사’ 매미가 정녕 도심의 공적이 된 것일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3-08-0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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