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보신탕/손성진 논설실장

[길섶에서] 보신탕/손성진 논설실장

손성진 기자
입력 2016-07-24 22:30
수정 2016-07-2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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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탕을 먹어보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입사 이후 기자 초년병 시절 선배들의 손에 이끌려서 보신탕을 처음 접했다. 그러나 스스로 찾아 먹지 않는 것은 개 키우기를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보신탕 문화에 대해서는 정신적 혼돈을 겪고 있다. 한 나라의 전통적인 음식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과 사람보다 충직한 애완동물을 어떻게 먹느냐는 주장과의 사이에서다.

“보신탕 중단 안 하면 평창올림픽을 보이콧하겠다”는 이탈리아 정치인의 일갈은 지나친 간섭임이 틀림없다. 사실 고기는 서양인들의 주식이고 매일 셀 수 없는 동물을 요리용으로 잡고 있으니 그들도 할 말이 없다. 개와 소가 다를 바는 없다. 더구나 프랑스나 스위스 사람 중에는 고양이 고기를 즐기는 이도 있다고 한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서양인이 고양이 고기로 수프를 만드는 끔찍한 동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보신탕을 먹으러 가자는 권유를 슬며시 뿌리쳤다. 언제부턴가 왠지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보신탕 문화를 우리 스스로 부정할 것까지야 없지만 동물 학대를 적극 단속하고 식육견과 애완견을 구분했으면 한다.

손성진 논설실장 sonsj@seoul.co.kr
2016-07-2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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