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동죽과 불통/강동형 논설위원

[길섶에서] 동죽과 불통/강동형 논설위원

강동형 기자
입력 2016-11-09 22:40
수정 2016-11-0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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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죽은 바지락과 함께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조개다. 말린 동죽은 조림으로 먹기고 하고 국수나 미역국에 넣어도 일품이다. 회사 동료와 점심 때에 동죽을 일컫는 사투리를 놓고 논쟁을 했다.

동죽은 지역에 따라 다양하고 독특한 이름을 하고 있다. 서산과 태안에서는 동죽을 동조개라고 부르고, 대천에서는 물통조개라고 한다. 남해안 쪽으로 좀더 이동해 진도에서는 동죽을 귀머거리조개로 부르기도 한다. 여수·광양·하동·남해·사천·통영 등 동부 전남과 서부 경남에서는 불통이라고 한다. 논쟁의 주제는 바로 불통에 있었다. 불통이라는 이름을 가진 조개가 있다, 없다는 ‘있다’로 쉽게 가려졌다. 그런데 왜 불통이냐고 하는 대목에서 의견이 갈렸다. 생김생김이 배가 불룩한 것처럼 통통해 불통이라 했을 것이라고 추측만 할 뿐이다. 진도에서 귀머거리조개라 부르는 것을 보면 불통(不通)이라는 의미와도 무관한 것 같지는 않다. 아무튼 동죽의 사투리인 불통이 현 시국과 오버랩되면서 본말이 전도되는 낭패를 경험했다. 말은 때와 장소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2016-11-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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