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비밀번호/김성수 논설위원

[길섶에서] 비밀번호/김성수 논설위원

김성수 기자
입력 2022-03-28 23:02
수정 2022-03-29 02:2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길섶에서
길섶에서
일주일에 한 번 집앞 식료품 가게에서 장을 본다. 갈 때마다 여섯자리 회원번호가 툭하면 생각이 안 나서 곤욕을 치른다. 3×로 시작하는 앞의 두 자리는 금방 떠오르는데 나머지 네 자릿수 조합에는 번번이 실패한다. 결국 아내에게 문자로 비밀번호(비번)를 물어보고 나서야 결제가 가능하다. 숫자와 기호, 영문을 섞어 써야 하는 비번은 더 난감하다. 인터넷쇼핑은 원래 관심도 없었지만, 그래서 아예 포기했다. 회사 시스템에 접속하려 해도 비번을 넣어야 한다. 그런데 왜 이리 자주 비번을 바꾸라고 하는지.

은행 비번은 처음부터 한 가지로 통일했다. 이마저도 최근엔 지문인식으로 바꿨다. 집에 들어갈 때는 아파트 현관 비번, 우리 집 전자도어록 비번까지 다 눌러야 한다. 얼큰하게 취한 날에도 거뜬히 이 험난한 과정을 무사히 통과해서 집 안에 들어가는 걸 보면 다행히 아직 기억 능력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 같다. 그래도 가뜩이나 복잡한 세상, 외워야 할 게 너무 많다.

2022-03-29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