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만델라 출소 20년… 남아공은 지금

넬슨 만델라 출소 20년… 남아공은 지금

입력 2010-02-12 00:00
수정 2010-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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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대신 양극화 심화

분노에 가득 찬 흑인들이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소리친다. 경찰이 몰려와 최루탄과 진압봉으로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일부를 체포한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27년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지 20년이 되는 11일을 며칠 앞둔 지난 8~9일 남아공 발푸르 지역의 모습이다. 인종차별정책 ‘아파르트 헤이트’ 철폐를 부르짖던 흑인들이 탄압받았던, 1990년 이전과 닮은 꼴이다.

만델라는 대통령 당선 연설에서 “모두가 정의, 평화, 일자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자.”며 평등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270만가구의 무료 주택이 지어졌고 생활용수를 공급받는 사람들은 전체 인구의 62%에서 87%로 늘었다.

흑인도 기업에서 고위직을 차지하고 국가 대표 운동선수나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등 중산층 대열에 올라섰다. 흑인 밀집지역으로 반 아파르트 헤이트 운동의 대명사인 소웨토 지역 젊은이들은 파리의 보헤미안과 같은 삶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있는 곳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는 빈민촌이 존재한다. 단 한번도 수리를 하지 않은 무료 주택에서 전기와 물이 끊긴 채 살아가는 이들에게 ‘만델라 환상’은 깨진 지 오래다. 아그네스 엔탈리는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는 있지만 직업은 없다. 배고프다.”며 20년 전을 연상시키는 시위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남아공의 실업률은 25%에 육박한다. 알 자지라는 부패한 정부 관리들로 인해 남아공이 가난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면서 평등을 얘기한 만델라의 희망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10-02-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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